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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몸담고 있을 때 유독 가깝게 지내며 '류현진 바라기'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던 알렉 마노아가 완전히 부활한 모양새다. 모처럼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마노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3구, 1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두하며 시즌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의 선택을 받은 마노아는 2021시즌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마노아는 데뷔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로 혜성같이 등장하더니, 이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마노아는 31경기에 나서 무려 196⅔이닝을 소화,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그해 마노아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마노아가 압권의 데뷔 첫 시즌을 비롯해 2년차 징크스 없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차면서 토론토는 차기 '에이스'를 찾는데 성공하는 모양새였는데, 지난해 마노아는 그야말로 '바닥'을 찍었다. 마노아는 지난해 첫 등판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3⅓이닝 동안 무려 5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고, 4월 한 달 동안은 매우 극심한 기복을 보였다. 7이닝 무실점 경기를 두 차례 펼쳤지만, 다른 두 번의 등판에서는 5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했다.
마노아는 5월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6.15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결국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지 못하면서 지난해 8월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4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한 뒤 2군으로 강등됐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빅리그 무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한때 마노아는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기도 했고, 올해는 마이너리그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맞았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도 허덕임이 이어졌다.
마노아가 '콜업'의 계기를 마련했던 것은 지난 1일 등판이었다. 당시 마노아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트리플A와 맞대결에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고, 지난 6일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무려 268일 만의 빅리그 등판. 하지만 마노아는 복귀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7실점(6자책)으로 허덕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토는 마노아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했고,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마노아는 지난 13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더니, 이날 직전 등판의 투구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마노아는 최고 94.9마일(약 152.7km)의 구속을 기록하는 등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흠 잡을 데가 없는 투구였다. 마노아는 1회 얀디 디아즈-조쉬 로우-랜디 아로자레나로 이어지는 탬파베이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이어 2회 이삭 파레디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에는 선두타자 벤 로트벳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시작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마노아는 4회 아로자레나-조나단 아란다-이삭 파레디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하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손에 넣은 마노아는 5회 사구-도루로 만들어진 첫 실점 위기를 극복하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고, 6회에도 선두타자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마노아는 7회에도 등판해 파레디나와 조니 데루카에게 삼진을 솎아내는 등 군더더기 없는 삼자범퇴 이닝을 통해 완벽한 투구를 완성했다.
'MLB.com'의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은 "나는 지난 1년 동안 알렉 마노아에게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훌륭했다. 마노아가 다시 투수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그는 다시 자신을 느끼고 있다. 정말 인상적"이라고 마노아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토론토 타선은 마노아에게 5점의 지원을 안겼고 그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는데 성공, 마노아는 무려 289일 만에 빅리그 승리를 맛보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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