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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전날(19일) 비의 영향으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타격감을 회복한 모양새다. 시즌 6호 홈런을 포함해 오랜만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다르빗슈 유는 일본인 역대 세 번째 미·일 통산 200승의 고지를 밟았다.
김하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원정 맞대결에 유격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아올랐다. 0.205의 시즌 타율도 0.212까지 대폭 상승했다.
▲ 선발 라인업
샌디에이고 : 루이스 아라에즈(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3루수)-잰더 보가츠(지명타자)-잭슨 메릴(중견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김하성(유격수),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
애틀란타 :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우익수)-아지 알비스(2루수)-마르셀 오수나(지명타자)-맷 올슨(1루수)-올란도 아르시아(유격수)-마이클 해리스 2세(중견수)-잭 쇼트(3루수)-제러드 켈닉(좌익수)-채드윅 트롬프(포수), 선발 투수 브라이스 엘더.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주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간 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 하지만 모든 지표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하성의 스탯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면 바로 출루율이다. 20일 경기 전을 기준으로 타율(0.205)에 비해 출루율(0.317)이 무려 0.112가 높았다. 그만큼 볼넷은 많이 얻어나갔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날도 김하성은 볼넷을 얻어내는데 성공했고, 메이저리그 전체 볼넷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내친김에 홈런까지 추가했다.
김하성의 선구안은 첫 번째 타석부터 빛났다. 3-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애틀란타 선발 엘더를 상대로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2구와 3구, 6구째 볼이 모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쳤는데, 이중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은 3구째에 불과했다. 3구째보다 조금 더 낮은 2구째가 볼 판정을 받는 것을 인지한 김하성은 같은 코스에 형성되는 6구째도 참아냈고, 시즌 27번째 볼넷을 얻어냈다.
수비에서도 김하성은 매니 마차도와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마이클 해리스 2세가 친 타구가 매우 빠르게 3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를 마차도가 잡아낸 뒤 김하성에게 건넸고, 김하성 또한 재빠른 송구를 통해 해리스를 지워내며 병살타로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마차도와 김하성의 도움을 받은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는 활짝 웃으며 야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좋은 수비 후 좋은 타격까지 이어졌다. 김하성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이번에는 엘더의 2구째 싱커를 받아쳐 유격수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터뜨렸다. 두 경기 연속 안타. 이후 김하성은 2루 베이스를 훔치며 시즌 9번째 도루를 생산했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안타에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침묵했던 김하성은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이 될 수 있는 7회 타석에서 아치를 그렸다.
김하성은 8-0으로 크게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틀란타의 바뀐 투수 레이 커를 상대로 1B-2S의 불리한 카운드에서 4구째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92.9마일(약 149.5km) 체인지업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김하성의 배트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100.7마일(약 162.1km)로 뻗더니, 393피트(약 119.8m)를 비행한 뒤 트루이스트 파크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이후 보름 만에 터진 홈런으로 이날 경기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해냈다.
김하성은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고, 애틀란타의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유격수 루크 윌리엄스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1도루로 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전날(19일) 비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선발 등판이 불발됐던 다르빗슈는 하루 더 휴식을 취한 20일 마운드에 올랐다. 직전 등판에서 LA 다저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18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개인 '타이' 기록을 작성했던 다르빗슈는 이날 7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자신의 개인 최다 무실점 이닝 기록을 새롭게 작성함과 동시에 구로다 히로키(203승)과 노모 히데오(201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미·일 통산 200번째 승리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3점의 지원을 받은 다르빗슈는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를 3루수 땅볼, 아지 알비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마르셀 오수나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타자 맷 올슨을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개인 최장기간 무실점 기록을 새롭게 썼다. 2회에는 마차도-김하성으로부터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짓더니, 3회 또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다르빗슈는 4회 올란도 아르시아와 오수나에게 각각 삼진을 솎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이능을 매듭지은 뒤 5회에도 무결점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6회 또다시 두 개의 삼진을 보태며 경기 초반보다 더욱 탄탄한 투구를 선보였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수나-올슨-아르시아로 이어지는 애틀란타의 중심 타선을 봉쇄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선은 대폭발했다. 1회부터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선제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잭슨 메릴이 달아나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 4회 김하성의 안타 등으로 마련된 찬스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주릭슨 프로파의 적시타, 잰더 보가츠의 희생플라이로 7-0까지 달아난 뒤 5회 루이스 캄푸사노가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7회 김하성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다르빗슈의 호투를 바탕으로 9-1로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질주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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