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선두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KIA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고, 경기 막판 찬스에서 흐름을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서 6-1로 승리하며 주중 3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 선발 라인업
KIA :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이창진(우익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
롯데 :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노진혁(3루수)-유강남(포수)-최항(2루수)-이학주(유격수), 선발 투수 찰리 반즈.
각각 외국인 '에이스'를 앞세운 양 팀의 경기는 엄청난 투수전의 양상으로 전개됐다. 일단 선취점은 KIA의 몫이었다. 박찬호가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그야말로 휘저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최형우를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롯데 '좌승사자' 반즈에게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박찬호를 선두타자로 내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은 14타수 8안타 4타점 타율 0.571을 기록 할 정도. 그리고 사령탑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했다.
KIA는 1회 선두타자 박찬호가 반즈의 2구째 131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박찬호는 후속타자 김선빈의 타석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치는데 성공,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찬호의 주력이 대폭발했다. 김선빈이 반즈의 7구째를 공략해 1루수 방면에 땅볼성 타구를 만들어냈는데, 김선빈의 타격과 동시에 3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던 박찬호가 내친김에 홈까지 내달린 것. 롯데 내야진은 선행 주자와 타자 주자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는데, 가속이 붙은 박찬호를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KIA가 선취점을 뽑은 이후의 흐름은 투수전 그 자체였다. 먼저 점수를 내준 반즈의 투구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반즈는 2회 이우성을 삼진 처리한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1루수 땅볼로 묶으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 또한 김선빈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실점은 물론 위기 상황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4~5회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후속타자를 모두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네일의 투구도 만만치 않았다. 네일은 1회 황성빈-윤동희-고승민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으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2회 나승엽에게 2루타, 유강남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최항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3회 2사 2루의 위기를 탈출한 뒤 4회 빅터 레이예스에게 안타, 나승엽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는 노진혁-유강남으로 이어지는 '130억 듀오'를 모두 삼진으로 묶은 뒤 최항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네일은 5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선두타자를 내보냈는데, 이번에는 포수 김태군의 도루 저지를 비롯해 황성빈과 윤동희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고승민을 2루수 땅볼, 레이예스를 투수 땅볼, 나승엽을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짓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경기에 앞서 김태형 감독이 "좌우로 휘는 공이 좋더라. 실투를 얼마나 때리느냐가 중요하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들어오는 공은 치기가 힘들다. 실투가 왔을 때 좋은 결과로 만들어 내야 확률이 있다"고 칭찬을 한 이유가 있었다.
네일보다 위기가 많지 않았던 반즈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반즈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두 개의 삼진을 더하며 무실점의 투구를 기록했고, 7회 이우성과 소크라테스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이창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러자 드디어 롯데 타선이 힘을 쓰기 시작,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고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7회말 선두타자 노진혁이 KIA의 바뀐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이후 유강남과 최항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는데, 대타로 나선 김민성이 KIA의 곽도규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는 등 1, 3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때 황성빈이 볼넷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고, 2사 만루에서 윤동희가 역전 적시타를 쳐 2-1로 흐름을 바꿔놨다. 분위기를 탄 롯데는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KIA 최지민의 폭투 때 모든 주자들이 홈을 향해 내달렸고, 4-1까지 간격을 벌리는데 성공했다.
'좌승사자' 반즈는 롯데가 역전에 성공한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타자 김태군을 유격수 땅볼, 후속타자 최원준을 128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한 뒤 불펜에 바통을 넘겼다. 반즈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전미르는 박찬호에게 좌익수 방면에 뜬공을 유도했고, 고승민의 슬라이딩 캐치의 도움을 받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롯데는 장두성의 몸에 맞는 볼과 도루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유강남이 이날 데뷔전을 가진 KIA 김민재의 145km 직구를 퍼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의 투런포를 작렬시켰고, 전미르가 9회에 등판해 '첫 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