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리 인하 폭 아직 논의 안 해”
예상 성장률 2.5%로 0.4%p↑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경제 성장세 개선으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으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준금리 시점이 불확실하기에 인하 폭에 대한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재 3.5% 수준에서 11연속 동결했다.
이 총재는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경우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했다. 경기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p(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발표 이후 예측됐다. 1분기 GDP는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성장률 1.3%는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앞으로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는 2분기 중 조정됐다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지만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성장세 개선과 높아진 환율 수준으로 앞으로 물가 흐름이 지난 2월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정부 대책 등이 물가 상방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성장세 개선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이 연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9%로 직전월 대비 0.2%p 낮아졌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3.2%로 높아졌다. 앞으로 국내 물가는 성장세 개선 등으로 상방 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주변국 통화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수준에서 상당폭 등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4월 1382원까지 올랐다가 5월 22일 1363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03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1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5000억원 늘면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요인은 주택 매매거래 증가와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 은행재원 공급분 확대 등이다.
이 총재는 “은행이 담보물이 있어 비교적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선호하기에, 주택담보대출만 가지고 금융시장을 판단할 수 없다”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는 금융위원회 정책 실행으로 질서 있게 조율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며, 금융업계가 일부 어려움을 감내할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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