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까지는 양현종(36, KIA 타이거즈)의 판정승이디. 그러나 아직도 시즌은 3분의 2 정도 남아있다.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 올해 KBO리그에 돌아오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토종 왼손에이스 3인방, 류현진, 김광현(36, SSG 랜더스), 양현종이 12년만에 같은 리그에서 뛴다. 팀 순위를 떠나 현역 후반부에 들어선 이들의 경기력,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누적 성적, 임팩트, 구위, 커맨드, 경기운영능력, 국제무대 퍼포먼스, 해외무대 퍼포먼스 등을 종합할 때, 대체로 류현진이 김광현과 양현종에게 근소하게 우위이고, 김광현과 양현종은 엇비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 시즌만큼은, 지난 2개월의 성적을 돌아보면 양현종의 확실한 우위다. 양현종은 25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4승2패 평균자책점 2.84를 마크했다. 피안타율 0.238, WHIP 1.12에 퀄리티스타트 8회다.
류현진, 김광현은 올 시즌 와르르 무너진 경기가 은근히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양현종은 대부분 경기흐름을 이끄는 투구를 한다. 내구성에선 예년부터 류현진, 김광현보다 우위였다. 양현종은 데뷔 후 한 번도 팔이나 어깨에 칼을 댄 적이 없다.
ABS시대에도 잘 적응한다. 마운드에서 한 번도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다. 피네스피처가 된지 오래인데, 요즘 유행하는 투심이나 커터 등도 안 던진다. 오로지 140km대 초반의 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다. 그럼에도 영리한 피치디자인 변화와 좋은 커맨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반면 류현진과 김광현은 고전한다. 류현진은 11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WHIP 1.40, 피안타율 0.280. 2차 스탯에 따르면 타구속도도 잘 관리되고 있고, 제구력과 커맨드도 여전하다. 그러나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을 제법 잘 공략한다.
현장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류현진이 유리한 볼카운트, 유인구 승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패스트볼보다 변화구가 오히려 얻어 맞는 모양새다. 12년만에 KBO리그에 돌아와서,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 향상을 톡톡히 느낄 것이라는 평가다.
류현진은 워낙 영리한 투수다. 역시 그냥 무너지지 않는다. 최근 3경기 연속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도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했다.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비롯해 2경기 연속 타자친화적 구장에서 투구했으나 11이닝 1실점이다. 14일 대전 NC 다이노스전까지 더하면 최근 3경기서 17이닝 3실점이다.
때문에 류현진이 6월 이후 본격적으로 감을 잡고 힘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침 류현진과 양현종이 최근 같은 날 등판한다. 잠시 어긋났다가 최근 다시 로테이션이 맞물렸다. 우천 취소 등의 변수가 없다면, 두 사람은 6월23일에 광주에서 맞대결한다.
김광현도 은근히 고전한다. 올 시즌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58이다. 김광현 역시 제구력이 흔들리는 건 아니다. 피안타율 0.234, WHIP 1.12로 세부 지표 역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잘 던진 날에 승운이 안 따르고, 갑자기 와르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의 변화구 위주의 피치 디자인 다변화 시도에 박수를 보낸 적이 있다. 그런 변화가 자존심 상하는 게 아니라, 실리를 취하는 행보라고 해석했다. 일단 승리를 따내면 흐름이 반전될 수도 있다. 마지막 승리가 4월10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이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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