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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김무열이 어려웠던 가정사를 고백했다.
2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영화 '범죄도시4'로 천만 배우에 등극한 김무열이 출연했다.
이날 김무열은 육상 선수로 활동하다 연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며 "중학교 선배가 단발처럼 머리를 기르고 나타나서 너무 놀랐다. 어떻게 기르고 다니냐고 물어보니 안양예고라는 곳에 가면 머리를 기를 수 있다더라. 어머니한테 안양예고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연기학원에 보내주셨다"고 했다.
반면 "아버지는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다른 일을 하길 원하셨다"며 "아버지 몰래 중2 때부터 2년간 연기학원에 다녔다. 아버지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오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 하셨다. 엄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무열은 고등학교 입학쯤 어머니가 상가분양 관련 사기를 당하고, 여러 일이 겹치면서 가세가 많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살던 집에 사람들이 들이닥쳐 빨간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며 "광명에서 대학로에 나가려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야 한다. 왔다 갔다 하는 차비가 없어서 어머니가 동네 이웃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닐 정도로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저 20~21살 때 사고로 쓰러졌다. 혼자 계실 때라 어떤 사고를 당한 건진 모른다. 다친 상태로 발견돼서 병원에 실려 가셨는데, 머리를 다 밀고 누워계시더라. 오랫동안 식물인간으로 계시다가 암이 발견됐다. 온 가족이 수발해야 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장남으로서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무열은 성균관대학교 연기과에 입학했지만, 형편상 학교를 휴학해야 했다고도 전했다. 학업을 대신해 노가다, 휴대폰 공장, 건물 경비, 각종 행사, 배달, 전단지, 신문 돌리기, 찹쌀떡 떼어 팔기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고. 김무열은 "일이 늦게 끝나고 지하철 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길이 꽤 됐다. 그 시간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노래하고, 소리 내서 대사하고. 지금 생각하면 현실에서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연기를 반대하던 아버지는 그가 TV 드라마에 출연하자 주변에 자랑을 했다고. 김무열은 "나중에 그 얘길 듣는데 슬프더라. 여전히 집이 어려웠을 때고, 산동네 판자촌에서 살 때였다. 티비 드라마에 나오게 됐는데 동네 사람들한테 우리 아들이 티비에 나온다고 얘기하고 다니셨더라. 슈퍼 아줌마, 세탁소 아저씨 이런 분들께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서른 초반일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마지막에 워낙 힘들어하셨다. 장레식장 화장실에서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기"라며 "이번 영화가 성공하고 작년엔 아들도 보게 됐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제 아버지가 어디 가서 제 자랑을 하시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은데 안 게신다는게...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생각나더라.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들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할아버지가 계셨으면 어땠겠다' 하는 말을 하게 되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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