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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유벤투스 감독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유벤투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벤투스와 알레그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해지에 상호 합의했음을 발표한다. 구단은 알레그리가 팀을 이끌며 수년 동안 달성한 성과에 감사하며 그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고 발표했다.
알레그리는 이탈리아 축구선수 출신의 감독이다. 현역 시절에는 그다지 유명한 선수가 아니었으며, 커리어에서도 빅클럽 경력은 없고 팀을 계속 옮겨 다니던 흔한 선수였다. 현역 은퇴 후 선수 시절 마지막 정착지였던 세리에 C2 클럽인 알리아네세 칼초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7년 사수올로의 감독으로 부름을 받았고, 팀을 세리에 C1 정상으로 이끌어 클럽 역사상 최초로 세리에 B 승격을 견인했다. 사수올로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낸 알레그리는 칼리아리의 감독으로 부임했고 초반에 계속된 패배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안정 궤도로 들어선 이후엔 승승장구했다.
2008-09시즌 알레그리는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고, 2009-10시즌에도 감독들이 선정한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이후 알레그리는 AC 밀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0-11시즌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탈리아 세리에 A 명장으로 평가 받기 시작했다.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2013-14시즌 밀란은 세리에 A 11위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고, 19라운드 본인이 감독직을 수행했던 사수올로에게 패배하며 경질됐다. 당시 알레그리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전술, 투박한 선수 선호, 고참과의 갈등, 지나친 훈련량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14-15시즌을 앞두고 알레그리는 이탈리아 대표팀에 부임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으로 유벤투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알레그리는 유벤투스에서 감독 전성기를 맞이했다. 알레그리는 첫 시즌부터 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니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비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바르셀로나에 패배하며 트레블 기회를 놓쳤지만 시즌 시작 직전 급하게 부임한 것을 고려하면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때부터 알레그리와 유벤투스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알레그리는 세리에 A 5시즌 연속 우승과 코파 이탈리아 4회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두 번의 트레블 기회에서 모두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쳤다는 것이다. 2018-19시즌이 끝난 뒤 알레그리 감독은 잠시 휴식기를 갖겠다고 선언했고 감독직을 사임했다. 알레그리가 떠난 뒤 부진을 거듭하던 유벤투스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다시 알레그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알레그리의 유벤투스 2기는 실망 그 자체였다. 첫 시즌 알레그리 감독은 세리에 A 우승을 놓쳤고,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와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탈락했다. 유벤투스는 11년 만에 무관이 확정됐고, 지난 시즌에는 플루스발렌차로 인해 승점 삭감 징계를 받으며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유벤투스는 UEFA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 위반으로 컨퍼런스리그 진출 티켓도 박탈 당했다. 올 시즌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유벤투스는 19승 14무 5패 승점 71점으로 리그 3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면서 두 시즌 연속 무관 행진을 끝냈지만 알레그리 감독은 결승전에서 추태를 부렸다. 후반전 추가시간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고 알레그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유벤투스 로고가 담긴 외투와 넥타이를 벗어 던진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언론사 편집장에게도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에 따르면 알레그리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 언론 편집장에게 "너의 두 귀를 찢고 얼굴을 날려버릴 것이다. 신문에 진실을 써야 한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벤투스는 언론사 편집장에게 사과했고, 세리에 A 두 경기를 남겨둔 채 알레그리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기로 알레그리와 합의했다.
유벤투스의 차기 유력 감독 후보는 볼로냐의 돌풍을 이끈 티아고 모타다. 로마노 기자 역시 "유벤투스는 선택했고 모타는 수락했다. 알레그리 감독에게도 시즌 중 이미 통보했다"고 전한 바 있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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