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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아웃카운트 착각한 나성범…교체로 보낸 무언의 메시지, 하지만 '스노우볼'은 너무 크게 굴러갔다 [MD광주]

시간2024-06-05 23:02:10 광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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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나성범./KIA 타이거즈

2024년 4월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기아-SSG의 경기. 기아 이범호 감독이 경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본헤드 플레이를 저지른 뒤 6회초 수비에 앞서 교체됐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닌 상황. 이범호 감독이 전한 강력한 메시지였다.

나성범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우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KIA는 올해 유독 롯데만 만나면 작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1~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맞대결에서 KIA는 올 시즌 첫 '스윕패'를 당했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이후 1위 팀이 꼴찌에게 스윕패를 당한 것은 KIA가 최초였다. 반대로 롯데가 진기록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에 KIA는 홈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4일 경기에 앞서 '사직에서도 스윕을 당했다'는 말에 "어떤 팀이든 매 경기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KBO리그는 강팀도, 약팀도 없다. 선발 로테이션상 어떤 선수가 붙느냐에 따라 강팀이 약팀, 약팀이 강팀이 될 수 있다.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시즌 첫 홈 개막전에서 우리가 롯데에 이겼지만, 원정에서는 다 졌다. 올 시즌 첫 스윕패였기 때문에 당시 미팅에서도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이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사령탑의 바람대로 경기가 흘러가진 않았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나성범./KIA 타이거즈

KIA는 전날(4일)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올 시즌 첫 번째 완봉승의 제물이 됐다. KIA 타선은 윌커슨을 상대로 5개의 안타를 뽑아냈지만, 단 1득점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9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추풍낙엽이었다. 마운드도 불안했다. 오랜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임기영이 1회부터 선취점을 내주더니, 2회 유강남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하면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어떻게든 롯데전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KIA. 하지만 이날 KIA의 경기력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KIA는 선발 황동하가 2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며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냈는데, 3회 빅터 레이예스와 손호영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주도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점수차가 크지 않았던 만큼 충분히 경기 중·후반 역전을 노려볼 만했는데, 찬물을 끼얹는 플레이가 연속해서 터져나왔다.

KIA는 선취점을 내준 뒤 3회말 1사 1, 2루 찬스를 손에 쥐었는데, 이때 나성범이 병살타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5회말 1사 2루의 실점 위기 상황에서 황동하가 레이예스에게 우익수 방면의 뜬공을 유도해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나성범이 어려움 없이 타구를 잡아낸 뒤 갑자기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버린 것.

나성범은 뒤늦게 중계플레이를 펼쳤지만, 이미 저지른 실수는 주워담을 수 없었다. 롯데 고영민 코치는 나성범이 본헤드 플레이를 인지한 직후 힘차게 팔을 돌렸고, 3루를 향해 태그업을 할 때부터 전력질주했던 고승민이 가속을 붙여 홈까지 파고들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에 점수차는 0-3까지 벌어졌다. 단순한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보기에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2023년 7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KIA-SSG의 경기. 나성범./마이데일리

이에 KIA 벤치가 움직였다. 6회초 공격이 시작됨과 동시에 나성범을 빼고 이창진을 투입했다. 몸 상태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만큼 '문책성' 교체라고 볼 수 있었다. 나성범은 팀 내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지만, 본헤드 플레이 앞에서 예외는 없었다. 나성범 뿐만이 아닌 선수단을 향해 보내는 이범호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로 보였다.

KIA는 나성범이 교체된 직후 6회말 공격에서 두 점을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성범이 내준 1점은 너무나도 컸다. KIA는 1점차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지 못했고, 7회부터 9회까지 총 6점을 헌납한 결과 3-9로 이틀연속 롯데에 무릎을 꿇었다. KIA가 롯데를 상대로 5연패를 당한 것은 지난 2017년 7월 21일~8월 23일 이후 무려 2478일 만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의 패배로 주중 3연전의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광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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