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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이글스 김경문(66) 감독의 아홉수인가.
김경문 감독이 6년 전 NC 다이노스에서 퇴단할 때 통산승수가 896승이었다. 6년만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지휘봉을 잡자마자 KT 위즈를 상대로 스윕을 이끌며 899승까지 올라섰다. 이제 1승만 보태면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에 이어 KBO 통산 6번째로 900승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절 인연’이 있는 팀들을 연이어 만나는 스케줄이다. 6년 전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주말 홈 3연전서 1무2패했다. 9일 경기서 연장 12회 접전을 펼쳤지만, 홈 대전에서의 첫 3연전서 끝내 한화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으로선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강인권 감독은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NC까지 코치-선수,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호흡을 맞춰왔다. 결과적으로 “감독님에게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는 강인권 감독의 다짐이 적중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제 하루 쉬고 잠실로 이동해 ‘제1의 친정’ 두산 베어스를 만난다. 두산은 제2의 친정 NC보다 훨씬 오래 몸 담은, 감독 김경문을 탄생시킨 구단이다. 현역 시절 대부분을 OB에서 보냈고, 김인식 전 감독 밑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은 곳 역시 두산이다.
그런 두산을 상대로 ‘아홉수 탈출’에 도전한다. 1승만 하면 되지만,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두산이 5월 중순부터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잘 나가는 팀이기 때문이다. 타선의 응집력과 젊은 투수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김경문 감독이 과거 두산 시절 젊고 역동적인 팀을 만들어 놨던 것처럼, 20년 뒤의 두산 역시 또 다른 제자 이승엽 감독이 잘 만들어가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주 주중 NC와의 3연전 기간 김경문 감독을 두고 “감독님 안 계셨으면 경기에 나가지도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역시 2008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이 가장 강렬하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풀리그 기간 부진이 극심하던 이승엽 감독을 믿고 기용하자, 이승엽 감독이 일본과의 준결승, 쿠바와의 결승서 결정적 홈런으로 한국과 김경문 감독에게 보답했다. 또한, 이승엽 감독이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을 때 김경문 감독이 삼성 배터리코치이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그동안 감독과 제자의 만남을 했지만, 이젠 감독과 감독으로 만나는데 제가 한 수 잘 배워야죠. 경기장에선 이길 수 있도록 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조언을 많이 받고, 가르침을 받겠다”라고 했다. 당연히 김경문 감독의 900승 제물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후 SSG 랜더스(대전)~키움 히어로즈(청주)~KIA 타이거즈(광주)~두산(대전)~롯데 자이언츠(광주)로 이어지는 6월 일정을 소화한다. 이 기간에 자연스럽게 900승을 넘어 강병철 전 감독, 김재박 전 감독에게 도전할 것이다. 한화에서 스승 김인식 전 감독을 넘어 1000승까지 달성하면 완벽한 4김 시대를 열어젖힌다.
이 기간에도 깊은 인연들을 자연스럽게, 계속 만난다. NC 시절 타자로 발굴하고 키운 나성범(KIA)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스승과의 첫 맞대결을 두고 “뵙게 되면 90도로 인사해야죠”라고 했다. 롯데와의 원정 3연전서는 또 다른 제자 김태형 감독을 상대한다. 두 사람은 NC-두산 사령탑 시절에 이어 팀을 바꿔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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