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너무 영광이다. 약간 운명이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 더블헤더 1차전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만들어낸 개인 첫 20-20. 1996년 박재홍, 1999년 이병규,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역대 전반기 5번째 대기록이다.
KIA 20-20 역사만 보면 12번째다. 2018년 로저 버나디나에 이어 6년만이며, KIA 국내 야수만 한정하면 2003년 이종범 이후 21년만이다.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리는 김도영이 이종범의 20-20 계보를 이은 셈이다.
김도영은 경기 후 “일단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이 너무 좋고 약간 운명인 것 같다. 20-20이란 기록에 이종범 선배님 다음에 김도영이라는 이름이 이제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사실 김도영은 그동안 이종범이란 이름을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다. 존경하는 대선배지만, 굳이 의식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도영은 자신의 야구, KIA를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그러나 이날 20-20을 한 뒤에는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심지어 전반기 20-20은 이종범도 못해봤다.
그런데 김도영이 한번 더 감격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30-30이다. 전반기 20-20에 성공한 네 차례 케이스 모두 30-30에도 성공했다. 심지어 1996년 박재홍만 제외하면 전부 3할-30홈런-30도루까지 달성했다.
역대 3할-30홈런-30도루 계보를 소환하면 다시 이종범의 이름이 보인다. 김도영은 30-30에 대해 “그렇게 큰 기록이라고 생각은 안 한다. 일단 올해 안 다치고 풀타임을 하고, 확실한 내 수치를 정해놓고 기록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도영의 말과 달리 30-30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3-30-30은 KBO 42년 역사에 6명밖에 없었다. 올해 김도영은 기회다. 3할과 30도루는 무난해 보이고, 30홈런이 관건이다.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홈런을 의식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산술적으로 가능하다.
김도영은 “도루는 이제 좀 욕심을 버렸다. 도루를 하다 보면 확실히 체력이 좀 떨어져서.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하려고 한다. 필요할 때만 뛰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3할에 대해선 “3할 타자가 돼야 KBO 정상급 선수라고 생각한다. 3할에서 안 떨어지고 싶다. 다른 건 신경 안 써도 3할은 꼭 채우고 싶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20-20에 이어 3-30-30으로 이종범의 계보를 이어가려면 체력과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다. 그는 “더블헤더를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긴 한데, 아직까지 체력은 괜찮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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