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등학교 졸업하고 몇 년 되지도 않아서 선발로 던진다? 주전으로 뛴다? 이거 대단한 거예요.”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한화와 KIA에 젊은 선수들을 화두에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특히 고졸 1~3년차 정도의 투수들이 류현진(한화)이나 양현종(KIA)처럼 6~7이닝을 능숙하게 던지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운동능력, 경기운영능력, 경험과 노하우, 상대의 분석 및 대응 측면에서 프로 밥을 오래 먹은 형들보다 떨어지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하물며 남다른 실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초고교급일 뿐, 프로에서의 경쟁은 차원이 다르다.
이런 점에서 한화의 2022년 1차 지명자 문동주(21),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20)이 고교 시절 아무리 날고 기었어도 프로에서 시련을 겪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두 사람은 고교 시절부터 155km 안팎의 빠른 공을 뿌렸지만, 그것 만으로 프로에서 성공할 준비가 된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현 시점에서 나란히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문동주는 6월26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이후 재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갔다. 지난해 철저한 구단의 관리 속에 처음으로 제대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주축 선발투수로 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란 대다수의 예상이 빗나갔다.
올 시즌 13경기서 3승6패 평균자책점 6.92. 각종 세부스탯이 작년보다 처진다. 150km 중반의 포심을 던지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커브 외의 변화구 품질에 대한 고민, 경기운영과 제구 기복 등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KIA 원정 당시 문동주를 두고 “마음 속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다. 그런데 아직 아껴야 한다.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 분명한 건 앞으로 계속 이렇게 던질 투수는 아니라는 거죠”라고 했다. 지금의 방황이 자연스러운 일이니, 기다리겠다는 얘기다.
문동주의 1년 후배 김서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전한다. 아직 보직, 투구 자세 등에서 확실하게 검증이 안 된 상태다.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갔고, 전임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불펜이 어울린다고 판단하고 전문 불펜 육성을 선언했다. 단, 팔 높이를 조절하지 않도록 했고, 하나로 통일했다.
그런데 올해 구속이 떨어지면서 예전 자세로 돌아가길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단도 받아들였고, 2군에서 준비해왔다. 올 시즌 1군에선 6경기서 평균자책점 2.57. 퓨처스리그서는 15경기서 2승2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8.40. 1군에 올라올만한 실적은 아니다. 뭔가 안 풀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30일 더블헤더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김서현을 특별엔트리로 등록했다. 1일 1군에서 뺐지만, 당분간 1군 선수단과 동행하기로 했다. 김경문 감독이 김서현의 훈련을 지켜보고 어떤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평가는 하지 않은 상태다.
입단 3년차와 2년차 영건들. 한화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고 생각한 그 특급 유망주들이 아직 덜 여물었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하지만, 아직 두 사람이 1군에서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방황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한화와 김경문 감독이 두 사람에 대해 긴 호흡을 갖고 육성 및 활용 로드맵을 점검할 시기다. 지금 좀 방황해도 훗날 꾸준히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키워드는 인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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