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목소리를 높였다. 특정 유형의 투수들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팀 타선 때문이었다.
SSG는 전날(10일)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그야말로 꽁꽁 묶였다. 반즈가 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SSG 타선이 생산한 안타는 단 2개, 볼넷 1개에 불과했다. 6이닝 동안 세 명의 타자 외에는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던 것. 특히 반즈의 투구수에 제한이 걸리지 않았다면, 더 많은 이닝을 꽁꽁 묶일 뻔했다. 반대로 SSG는 실책 등으로 인해 경기 초반부터 실점하면서 분위기를 내주게 됐고, 반즈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경기의 흐름을 뒤집지 못하면서 1-6으로 무릎을 꿇었다.
기록에서도 SSG가 특정 유형 또는 선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SG는 올해 좌완 투수를 상대로 팀 타율이 0.261에 불과하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결코 낮은 편은 아니지만, 순위로 본다면 리그 7위에 불과하다. 게다가 KT 위즈의 '토종에이스' 고영표를 비롯해 특정 투수들에게도 약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이에 이숭용 감독은 11일 경기에 앞서 "어제는 반즈의 공이 좋았다. 인정할 것은 한다. 그러나 오늘 강병식 타격 코치를 불러서 이야기를 조금 나눴다"고 말했다.
강병식 코치와 대화를 나눈 것은 앞서 언급한 좌완 투수 또는 특정 선수들에게 타선이 전체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함. 사령탑은 "프로의 세계에서 지금 계속 '상대 선수가 좋았다'로만 끝나고 있지 않나. 지금 우리가 좌완 투수를 보면 아예 못 치고 있다. 강병식 코치가 온지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함께 코치로 왔으면 방법을 찾아달라고 이야기했다. 왼손이면 왼손이라서 못 치고, 고영표는 고영표라고 못 치고, 그럼 만만한 공만 칠 것이냐는 것이다. 타격 코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이숭용 감독은 "좌완 투수를 상대로 가장 잘 치는 타자에게 가서 물어보든, 영상을 보고 연습 방법을 바꾸는 등 코치는 뭔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타격코치 출신이지만, 내가 나선다면 피곤해진다. 물론 강병식 코치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도 찾아야 한다"며 "프로는 결국 지면 끝 아닌가. 이겨야 한다.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 지금부터 시작을 해야 내년 또는 후반기에 대비를 할 수 있다. 지금 데이터를 보면 NC에게도 약하다. 좌완 선발에게도 좌완 중간 투수에게도 약하다. KT와 하면 고영표와 벤자민 공도 못 친다. 이러면 올라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숭용 감독 또한 타격코치를 역임했기에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SSG는 여전히 5강권에 놓여 있지만, 다른 팀들과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언제 순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숭용 감독은 "이런 부분을 코치들에게 오늘 강하게 메시지를 전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움직여줬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타격코치를 해봤기에 쉽지 않은 것을 알지만, 그 안에서도 찾아야 한다. 다음에 만나면 이길 수 있거나, 더 많은 안타를 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날(10일) 김광현의 공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사령탑은 패배가 더욱 아쉬운 듯했다. 이숭용 감독은 "어제 (김)광현이가 초반에 공을 던지는 모습이 좋다고 봤는데, 2회에 수비 때문에 점수를 줬다. 늘 하는 이야기가 견고하게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 분석을 해도 우리가 안 되면 이길 수가 없다. 이기는 야구와 지지 않는 야구를 잘 구분해야 한다. 실수를 해도 이길 수 있지만, 지지 않는 야구는 우리 팀이 완벽에 가까워야 지지 않는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계속 주입하고, 선수들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그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매년 좋아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전날 2회 외야수에서 수비 실책을 범한 하재훈과도 경기에 앞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사령탑은 "공을 잡았으면 홈에서 승부가 된다고 봤다. 물론 공을 먼저 잡았을 때다. 하지만 어제는 잡기도 전에 먼저 공을 던질 생각을 한 것 같다. 수비는 90~95%정도는 해야 된다. 때문에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수비가 중요하다"며 "(하)재훈이는 캠프 때부터 좋게 봤다. 그런데 스스로와 싸우고, 지고, 받아들이고 있다. 상대와 싸우지 않는다. 아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세이브왕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봤다. 긴박한 상황에서 던지는게 타자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기에 주변의 도움을 통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게 사령탑의 설명이다. 이숭용 감독은 "하재훈의 머릿속에 어떻게 해야 되고, 무엇이 잘못 됐는지가 있다. 하지만 그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계속해서 해봐야 한다. 뭐라도 해봐야 무엇이 잘못 된 것지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SSG는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은 박지환이 하루 온전히 휴식을 취한다. SSG는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지명타자)-한유섬(우익수)-이지영(포수)-고명준(1루수)-하재훈(좌익수)-정준재(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주중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노린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