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출 등으로 온실가스 간접 배출에 영향 有
탄소배출 많은 제조업·중소기업 여신 많아
관리지표 다양화와 녹색투자 유인 제고 필요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은행이 2030년까지 금융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와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 때문이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신용공급(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이다. 은행은 공시한 금융배출량 목표와 실제 배출량이 크게 다를 경우 법적·평판 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17일 한국은행은 이같은 분석을 담은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을 내놓았다.
13개 은행이 2050년까지 금융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중립목표를 수립했다. 이 중 11개사는 2030년까지 금융배출량을 30%가량 감소한다는 중간목표도 세웠다.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은 2021년 이후 점차 축소돼 2023년 기준 1억5700만톤으로 추정된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에서 국내은행 금융배출량 차지 비중도 2021년 22.5%에서 2023년 21.9%로 하락했다.
2023년 중 금융배출량 감소는 발전 및 요식업 금융배출량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온실가스 배출이 줄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로 줄이는 ‘NDC목표’를 2021년 제시한 바 있다. 정부 목표대로 산업별 온실가스 감축이 실현되면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은 지난 2019년 대비 26.7~26.9%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이 설정한 중간목표를 달성하려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높은 제조업 여신 비중, 중소기업 중심 여신구조,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이 은행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에 주요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조업은 여타 산업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배출량 감축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의무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배출권거래제 혹은 목표관리제 적용 기업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유인이 적다. 녹색금융 분류 기준, 은행 내 성과지표 체계, 차주 탄소배출정보 등에 대한 인프라 부족으로 녹색금융상품 취급을 통한 금융배출량 감축 전략이 본격화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은행이 금융배출량 감축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리지표 다양화, 녹색투자 유인 제고, 기후공시 및 녹색금융 표준화 등 개선이 필요하다.
금융배출량 관리지표에 기존 금융배출량 외에 배출집약도, 탄소상쇄량 등을 추가해야 한다. 중견・중소기업 녹색전환 활동에 대해 높은 투자세액 공제율을 적용하거나 배출권 거래 수익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금융배출량 공시 기준, 녹색여신 취급 기준 등을 표준화하고 녹색대출 취급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금융배출량 공시 자료가 표준화되지 않아 명확한 평가가 어려울 실정”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황이지만 많은 금융기관이 직관적인 PCAF 지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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