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때 사령탑으로부터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던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를 향한 인기가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세이부 라이온스의 지명을 받았던 기쿠치는 8시즌 동안 158경기에 출전해 73승 4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의 성적을 남긴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손을 잡은 기쿠치는 3시즌 동안 15승 24패 평균자책점 4.97의 성적을 남긴 뒤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 2022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現 한화 이글스)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약 499억원)의 계약을 맺은 기쿠치의 이적 첫 시즌 성적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기쿠치는 토론토의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하게 됐지만, 부진을 거듭하면서 시즌 막판에는 불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는 등 32경기(20선발)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5.19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당시 토론토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찰리 몬토요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선수 뒤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힘들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입단 첫 시즌의 경우 토론토의 '골칫덩이'였다면 지난해는 달랐다. 기쿠치는 4월 시작부터 5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으며 시즌을 출발했고, 6월에는 5경기에서 1승 밖에 손에 넣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28의 성적을 거두는 등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2경기에 등판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매우 훌륭한 성적을 손에 넣었다.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기쿠치가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한 것은 2023시즌이 처음이었다.
토론토와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기쿠치는 시즌 첫 등판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4⅓이닝 3실점(3자책)으로 아쉬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4월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하며 지난해의 좋은 기세를 이어갔고, 5월에도 유독 승리와 연이 따르지 않았으나, 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6월부터는 다소 기복이 있는 피칭을 거듭하고 있으나, 4승 8패 평균자책점 4.42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토론토는 44승 52패 승률 0.458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후반기 기적적인 승률을 보이지 않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토론토의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비롯해 보 비셋 등이 강력한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기쿠치 또한 인기가 매우 뜨겁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많은 팀들이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기쿠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 '뉴욕 포스트'는 기쿠치에 대해 트레이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점치는 중. '디 애슬레틱'은 "토론토가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선수단을 정리할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 처참한 시즌이 끝난 뒤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고 다음 시즌을 추진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토론토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올해 기쿠치와 이미 가르시아, 저스틴 터너, 케빈 키어마이어, 대니 잰슨 등을 이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레이드 마감에 앞서 프리미엄 투구를 펼치는 기쿠치는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MLB.com'은 미네소타 트윈스가 기쿠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네소타는 54승 42패 승률 0.563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랭크돼 있다. 1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차는 4.5경기에 불과하다. 현재 와일드카드에서도 2위에 랭크돼 있는 중. 조금만 더 힘을 내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 기쿠치 입장에서도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만큼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서로 윈-윈 할 수도 있다.
토론토 입단 첫 시즌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며 지적을 받았던 기쿠치. 하지만 지난해부터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 덩달아 기쿠치의 몸값도 치솟는 그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