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우리들만의 축제'에서 '우리들의 축제'로. 김준호 집행위원장의 헌신과 구걸, 코미디언들의 사명감을 통해 성장한 '부코페'가 온다.
2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이들스에서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기자회견이 열렸다. 행사에는 BICF 조직위원회 (김준호 집행위원장, 전유성 명예위원장, 최대웅 부집행위원장, 조광식 부집행위원장, 김대희 이사, 조윤호 프로그래머), 개그콘서트with부코페(송영길, 나현영, 채효령), 쇼그맨(박성호), 만담어셈블@부코페(이재율, 강현석, 유영우, 구정모), 서울코미디올스타스(김동하, 대니초, 송하빈), 옹알스(조준우), 투깝쇼(김민기, 김영, 이수빈), 이봉원SHOW(이봉원), 축하공연(김나희), 연예인홍보단(김승혜, 박소영)이 참석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2013년 웃음바다로 첫 항해를 시작한 아시아 최초, 최대의 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공연들로 부산,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코미디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국내·외 코미디언들이 선보이는 공연과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신한류 콘텐츠 K-코미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김준호는 "영광스럽게도 '부코페'가 12회가 됐다. 한 10회 때만 해도 사실 페스티벌을 인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최근 내가 부산에 일 때문에 두 번 갔는데 페스티벌 때문에 오신 걸 다 알고 계시더라. 이제 좀 이름이 알려지고 잇는 것 같다"며 "이번 페스티벌 역시 2주간 치러진다. 아까 낮에 부산에서 자원봉사다 발대식을 하고 왔는데 젊은 친구들이 3대 1, 4대 1 경쟁률로 지원을 해서 간신히 70명을 뽑았다. 그만큼 좀 페스티벌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부코페' 12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더욱 새로운 공연을 기반으로 신선한 웃음을 제공하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다양한 극장 공연부터 코미디 스트리트, 오픈 콘서트 등 부대행사 등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코미디 영화제', '웃음등대 현판제막식', '나는 코미디언이다', '코미디 웃음배달', '시민평가단 운영' 등 '부코페'를 더욱 빛나게 해 줄 프로그램들이 기다리고 있다.
집행위원장으로서 김준호는 "사실 우리가 12회 동안 조직위 임원들이 월급을 안 받고 있다. 페스티벌 예산 문제가 있는데 나라에서 준 돈은 사실 콘텐츠에 써야 되고 조직을 운영하는 건 협찬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협찬사에서 받은 돈으로 월급을 줘야 하는데, 지금 계신 임원들은 월급을 받으신 적이 없다. 개그맨이거나 관계자이거나 집행부에 들어오시는 부분은 예산 문제가 가장 크다"며 "3회 때 송은희 선배님이 총연출을 해주셨는데 내가 5회쯤 집행위원장을 부탁했다. 누나가 '준호야 네가 해라'라며 '부코페'에 올인하기는 어렵다고 하시더라. 우리도 정관도 변경하고 영화제처럼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마땅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내부에서도 많이 고민해서 변화를 주고 싶다"고 고충과 바람을 털어놨다.
그러자 조광식 부집행위원장은 "첫 회에 '누군가에게는 줘야 할 텐데 그때 잘 줘야지 욕먹으면서 줄 수는 없다' 이런 말을 나눈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우리 책임감이 더 크다. 그리고 사실 1회 때는 우리들만 잘하면 됐는데 지금은 우리만 잘하는 게 아니라 진짜 모든 분들이 즐겨주신다. 우리들만의 축제에서 우리의 축제로 바뀌어 있어서 더 부담감이 생겼다"며 "또 건국 이래 코미디언들이 문화관광부에서 코미디 관련으로 예산을 받았다. 이걸 우리 월급이나 식사 비용으로 쓰기보다 코미디를 위해 하고 싶었다. 또 두 달 위에 부산에서 영화제가 하는데 '가오' 떨어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김준호 집행위원장이 했다"고 거들어 감탄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최대웅 부집행위원장 역시 "김준호 씨와 같이 KBS에서 프로그램을 하는데 '부코페'에 돈이 많다고 해서 들어왔다. 그런데 없더라. 후배들에게 같이 하자고 했는데 아무도 안 한다. 나도 내 후임, 적임자를 찾으면 언제든지 자연인으로 돌아갈 자신이 있다"며 "나도 '방송하고 코미디로 돈 벌었잖아'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거 하나 내가 봉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거들었다.
개막식에는 '부코페'의 상징인 블루카펫을 시작으로 혼성그룹 코요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뉴진스님, 파이어 앨범의 축하 공연과 해외팀 '테이프 페이스', '요시모토 와라이 나이트', '멜버른 스탠드업', '버블쇼 인 스페이스'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화려한 축제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최대웅 부집행위원장은 "12회 동안 진행해 보니 개막식에 콩트, 대사가 많으면 객석이 넓어서 어렵더라. 그것보다는 쇼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해서 개막식을 준비하고 있다. 순전히 김준호 위원장의 헌신적 섭외의 결과다. 코요태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내려와 줬다. 부산에 그 가격에 섭외할 수 없다고 손을 들었는데 김준호 씨가 개인적으로 김종민 씨랑 친하지 않나"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뉴진스님은 작년만 해도 길거리에서 오픈 콘서트를 했다. 우리가 좀 홀대했다. 1년 사이 이렇게 뜰 줄 몰랐는데 다행히 내가 작년에 '너 전 세계적으로 먹히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적중했다. 너무 바쁘고 몸값이 비싸졌는데도 코미디 페스티벌이라고 기꺼이 와주셨다. 사실 여기 계시는 분들이 다들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에도 코미디라는, 코디미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달려와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대희 이사는 "사회자 장동민 씨, 유세윤 씨 섭외는 '독박투어' 촬영 중 김준호 씨가 '이번에 사회 볼 사람이 없다. 도와줘라'라고 거의 구걸하다시피 해서 허락을 받아냈다"고 유쾌하게 김준호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자 김준호는 "사실 작년에 신동엽 선배님이 '어, 내가 봤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양해를 구하셨다. 그 날짜에 녹화가 3개가 있는데 도저히 미룰 수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13회는 신동엽 선배님이 확정됐다"며 "김대희 씨는 '꼰대희' 씨면 되는데 김대희 씨라 좀 그렇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폐막식에는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코미디언 이봉원의 리사이틀 공연이 펼쳐진다. 이봉원은 "3년 전에 최양락 씨도 40주년 공연을 했다. 이번에는 내게 부탁을 해오길래 흔쾌히, 너무 진짜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했다. 비록 보잘것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예전에 했던 것, 기억에 남는 것, 여러분들이 그리워하시는 것 위주로 할 예정"이라며 "선배님들도 많이 오신다. 전유성 씨를 비롯해서 최양락 씨, 김학래 씨 등이 많이 오신다. '시커먼스' 이런 예전에 했던 것들을 같이 토크도 하려 한다. 그런 기획을 40주년을 빌미 삼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유일한 공개 코미디로 사랑받고 있는 '개그콘서트 with 부코페'부터 젊은 세대들이 믿고 보는 '숏별클럽'과 공개 코미디 경력만 100년인 개그맨들이 만드는 '쇼그맨', 메타 코미디 만담 공연의 진수인 '만담어셈블@부코페', 입담 하나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서울코미디올스타스'까지 함께한다.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공연에 팬미팅까지 선보일 '보물섬 실사판'과 연령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무언 코미디쇼인 '옹알스', 관객 참여형 개그 연극 '투깝쇼'가 관객들 앞에 나선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테이프 페이스', 3팀 3색 다채로운 색깔의 '요시모토 와라이 나이트', 버블 아트 공연 '버블쇼 인 스페이스', 영어 스탠드업 코미디쇼 'MICF 로드쇼' 등 해외 공연팀도 만날 수 있다.
김준호는 "전통적으로 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1회 때부터 선배님들 공연을 모셨다. 임하룡 선배, 최양락 선배를 모셨는데 마침 이봉원 선배님이 40주년을 맞으셨다. 헌정쇼를 해주셨으면 했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선후배 등 세대 간 소통을 중요시한다. 그런 점에서 나도 페스티벌에서 선도해서 선배님들 그리고 중진인 나와 대희, 그리고 신인들을 연계해서 코미디의 역사, 새로운 후배들의 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봉원이 형님이 폐막식에서 쇼를 하시는데 우리 후배들의 귀감이 될만한 콘텐츠를 하시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이번 '부코페'의 포인트를 짚었다.
최대웅 부집행위원장 또한 "이번 쇼를 기획하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장두석 선배님이 소천하셨다. 그래서 포인트 중 하나가 그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다. 또 '시커먼스'는 요즘 인종차별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속이 시커먼스'로 바꿨다"며 "전유성 선배가 코미디 영화제를 한다. 코미디언이 나오는 영화를 하는데 장항준 감독님과 영화 평론가님이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12회를 맞은 '부코페'에 대해 "무게는 언제나 무겁다. 130kg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유쾌하게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준호는 '부코페'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2013년 첫 '부코페' 이후 코미디 콘텐츠는 많은 변화를 맞았다. 김준호는 "1회 때 오프라인 공연과 영상을 같이 가려고 했는데 예상 문제로 더뎌졌다. 그런데 마침 시대의 흐름이 유튜브나 다른 플랫폼이 올라가며 개그맨들이 각자 IP를 갖게 됐다. 인큐베이팅 면에서 좋은 것 같다. 곽범 그 친구가 이렇게 잘 될지 몰랐다"며 "어렸을 때 연습하는 인큐베이팅을 했는데 인기가 많아져서 방송을 하고 다시 공연을 하고 내려오는 마중물 역할을 우리 페스티벌이 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오는 23일~9월 1일 총 10일간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센텀시티, 부산 전역에서 개최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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