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김도영에겐 던질 곳이 없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를 살펴보면,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할 때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에게 딱히 콜드 존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 올 시즌 KBO리그 최고투수 카일 하트(32, NC 다이노스)도 그렇게 예기했다. 그나마 몸쪽 높은 코스, 바깥쪽 낮은 코스에 타율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대부분 타자가 그렇다.
포크볼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약한 구종도 없다. 포심, 투심,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등 대부분 구종에 강하다. 강한 허리회전으로 히팅포인트를 앞에서 형성하고, 이상적인 인&아웃 스윙을 구사해 타이밍이 늦어도 밀어서 안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고졸 3년차가 KBO리그 최고타자가 된 이유다.
그런 김도영을 3타수 1안타로 봉쇄한 투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 좌완 김기중이다. 김기중은 2일 대전 KIA전서 5.1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5승(2패)을 따냈다. 패스트볼 최고 144km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김도영에게 5회 2사 1,2루서 삼구삼진을 잡은 장면이 단연 백미였다. 김도영이 커브에 딱히 약하지 않지만, 김기중은 커브만 3개를 연속으로 구사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15km 커브를 바깥쪽 높게 구사해 김도영의 눈에 들어오게 한 뒤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러나 김기중은 “김도영에겐 정말 던질 곳이 없다. 우리나라 최고 타자 아닌가”라고 했다. 한화 투수들도 그렇고, 리그에 김도영을 만나는 팀들 사이에선 그날 경기에 안타 하나 정도 내주면 선방한 것이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실제 김기중은 “형들이 김도영에게 삼진 하나만 잡아도 잘 한 것이라고 그랬다”라고 했다. 똑 같은 프로선수이니, 김도영에게 지나치게 지고 들어가면 안 된다. 그러나 김기중이든 어떤 선수든 김도영의 기량은 담백하게 인정한다.
김기중이 그런 김도영을 잘 막은 건, 그만큼 이날 경기를 잘 준비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김기중은 “지난 2경기서 워낙 안 좋았다. 팔 스로잉을 좀 고쳤다”라고 했다. 실제 김기중은 7월20일 대전 KIA전서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3볼넷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김기중은 유신고 1년 선배 소형준(KT 위즈)과 최근 통화를 나눈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소형준에게 요즘 야구가 너무 풀리지 않는다고 하자 소형준은 “안 될 땐 뭘 해도 안 된다. 잘 될 때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런 소형준도 부상 악령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우리 기중이가 한번 잘 던질 때가 됐다”라고 했다. 한화는 현재 에이스 류현진을 필두로 하이메 바리아, 라이언 와이스, 문동주까지 4선발은 확실하다. 5선발 자리에 여러 선수가 들어간다. 김기중이 KIA 강타선을 잘 막아내면서, 8월 들어 입지가 넓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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