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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가 무려 54일 만의 1군 마운드 복귀전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고, 오랜 공백기를 가진 만큼 회복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제는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다.
사사키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2구, 3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6승(2패)째를 손에 넣었다.
2022시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사사키는 지난겨울부터 매우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뒤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망이 커진 사사키는 2023시즌이 끝난 뒤 연봉 협상 과정에서 빅리그 진출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득이 크지 않았던 치바롯데는 당연히 사사키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사사키와 치바롯데가 마찰을 빚었다.
결과적으로 치바롯데와 사사키는 스프링캠프 일정이 시작되기 전 연봉 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게 됐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발된 사사키는 올해 '풀타임' 시즌을 통해 건강함을 증명한 뒤 빅리그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기로 했다. 그런데 사사키의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5월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는 등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한 뒤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로 회복 문제로 인해 자리를 비우게 됐다.
그래도 사사키는 정확히 보름만에 1군 마운드로 돌아왔고, 6월 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를 상대로 6이닝 1실점(비자책) 투구를 펼치며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그런데 또다시 사사키가 상반신 피로 회복 등의 문제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구단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이미지에 큰 스크래치가 생긴 사사키는 엄청난 비판, 비난을 받았다.
사사키의 '유리몸' 이슈에 사령탑도 단단히 뿔이 났다.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6일 휴식 등판이 힘들다고 해서 말소하게 됐다. 6일 휴식을 취하고도 던지기 어려우면 던질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 달이 넘는 공백 속에도 좀처럼 복귀 소식이 전해지지 않던 사사키는 지난달 12일 드디어 공을 잡았고, 20일 1군 불펜장에서 요시이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공을 뿌렸다. 그리고 1일 세이부전 투입이 최종 확정됐다.
7~80구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사사키의 재능은 남달랐다. 사사키는 1회부터 2개의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출발했으나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고, 2회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3회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 4회에도 세이부의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하며 무실점 순항을 펼쳤다. 이어 가장 큰 위기도 잘 넘겼다.
사사키는 5회 시작부터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스즈키 쇼헤이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세이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단 72구 만에 승리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사사키의 등판에서 가장 우려가 된 것은 경기 내용보다는 등판 이후의 몸 상태였다. 사사키가 두 번이나 자리를 비운 이유가 손가락을 비롯한 상반신의 컨디션 회복 불량이었던 까닭. 다행히 이번에는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일본 '스포츠 호치' 등 현지 복수 언론은 6일 사사키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8일 소프트뱅크와 맞대결에 등판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요시이 감독은 1일 사사키가 54일 만의 복귀전을 마친 뒤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희망했는데, 사령탑은 "직전 등판 이후 3일째 휴식을 취한 느낌으로는 (다음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투구수는 지난번(72구)보다 15~20구 정도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정말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8일 등판이 유력한 상황이다.
치바롯데는 올해 어떻게든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입장이다. 6일 경기 패배로 인해 1위 소프트뱅크와 격차가 11경기로 늘어났으나, 어떻게든 간격을 좁히든,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최근 메이저리그 통산 103승을 수확, 사이영상까지 품에 안았던 댈러스 카이클을 영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사사키까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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