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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한국 여자 근대5종의 기대주 성승민(한국체대)이 올림픽 최초 역사를 쓰고 활짝 웃어보였다. 바로 다음 올림픽인 LA를 바라본다.
성승민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마련된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441점으로 3위로 통과했다. 이로써 근대 5종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했다.
성승민의 동메달은 한국 근대5종 역대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여자 선수로는 첫 메달이다. 아시아로 넓혀봐도 첫 메달이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 전웅태가 딴 남자부 개인전 동메달이 한국 근대5종 첫 메달이었다.
성승민은 2021년 11월 성인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돼 지난해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개인전에서 입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6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여자 선수 첫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세계랭킹 1위 타이틀과 함께 나섰다.
그리고 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앞서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20승 15패로 225점을 획득한 채 대회에 나섰다. 성승민은 이날 승마에서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300점 만점을 받으며 단숨에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펜싱 보너스 라운드에서 점수를 얻지 못했다. 대신 이탈리아의 엘레나 미첼리가 무려 12점을 쌓으면서 성승민은 4위로 밀려났다.
성승민은 수영(200m)에서는 2번째로 빠른 2분11초47의 기록으로 288점을 쌓았다. 중간 점수에서 813점으로 다시 전체 3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 3위를 유지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성승민은 "정말 값진 동메달이다. 영광스럽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결승선을 들어오고 난 뒤 든 생각은 '너무 힘들다'였다. 진짜 힘들어서 못 일어나고 있었는데, (김)선우 언니가 와서 ‘일어나서 빨리 즐기라'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근대 5종은 혼자서 펜싱, 승마, 달리기, 사격을 해야 하는 종목이다. 때문에 많은 훈련을 요한다. 성승민은 "육상이 가장 훈련하기 힘든 종목이었다. 안 할 수는 없는 종목이라 매일 하긴 했지만 가장 힘들었다. 매일 매일 숨이 차도록 열심히 뛰었다"며 "새벽에 육상과 레이저런 훈련을 한다. 오전에는 수영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승마와 펜싱 훈련을 연달아 한다. 야간 운동으로 웨이트를 하거나 휴식을 뛰하기도 한다. 하루에 8~9시간씩 하는 것 같다"고 고된 훈련을 소화했음을 밝혔다.
그 결과 아시아 최초, 한국 여자 최초 동메달이라는 업적을 이뤘다.
성승민은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아. 최초로 메달을 따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약점으로 꼽혔던 승마가 만점을 받은 부분이 가장 만족스럽다. 성승민은 "교관님께서 정말 집중적으로 도와주셨다. 교관님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기술 종목인 승마와 펜싱이 부족한데 오늘부로 승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다음 올림픽에서는 승마 종목이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성승민은 "(승마 종목은) 끝났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했다.
최근 2~3년 사이에 성승민은 부쩍 성장했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성승민은 "좋게 저를 표현해 주시면 감사할 뿐이다"면서 "감독님, 코치님들 덕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한준 대한근대5종 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분들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동메달도 물론 값지지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나아갈 예정이다. 성승민은 "종목은 바뀌지만 LA 올림픽도 도전하고 싶다. 동메달은 땄으니깐 은메달, 금메달을 노려보겠다.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 지금 머리색인 금색으로 메달도 염색시켜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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