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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선발은 한 명이라도 더 있는게…"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맞대결에 앞서 시라카와 케이쇼와 계약을 연장할 뜻을 밝혔다.
두산의 고민이 시작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당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까지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부상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까닭이었다. 그래도 이들 모두 5월부터는 마운드로 돌아오면서 두산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다. 브랜든이 6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던 중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한 것이다.
당시 회복세는 나쁘지 않은 모양새였으나, 3주 이상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상을 털어내고, 빌드업을 통해 다시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는 6~7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두산은 SSG 랜더스에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대체 선수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와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몸담았던 에릭 요키시까지 두 명의 후보를 두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시라카와와 6주 400만엔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두산은 "시라카와는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춰 선발투수로 적합한 유형이다. 아울러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지며 적응을 마쳐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SSG 시절 상대 타선이 두 바퀴를 돈 시점부터 고전하고, 많은 관중들이 들어찬 경기에서 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실전 감각 부분에서 요키시보다 시라카와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초 두산은 브랜든의 회복세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시라카와와 6주간의 계약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방침이었다. 그런데 시라카와와 동행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최근 또다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브랜든은 1군 무대로 돌아오기 위해 첫 번째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지난 8일 캐치볼까지 소화했는데, 캐치볼을 끝낸 뒤 다시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브랜든은 공을 내려 둔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13일 "비로 비유를 하자면 소강상태인 것 같다. 이번주까지는 공을 잡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을 못 잡는다는 것은 복귀 시점 또한 정해지지 않은 것인가'라는 물에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시라카와의 계약 연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령탑은 "브랜든만 계속 바라볼 수는 없기 때문에 구단에서 시라카와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시라카와는 데뷔 첫 등판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3⅔이닝 4실점(2자책)을 기록하는 등 지난 8일 등판까지 두산에서는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7.25로 아쉬운 편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함으로써 피홈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SSG 시절에 비해 성적은 아쉬운 편이다. 물론 '프로' 무대를 밟지 못한 독립리거에게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의 호투를 바라는 것이 오히려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 감독은 시라카와와 동행을 희망했다. 이유는 시라카와와 계약이 만료된 후 브랜든이 돌아오기 전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줄 선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은 불펜에서 최지강과 이영하가 이탈한 공백도 메우기 벅차 할 정도로 마운드 상황이 좋지 않다. 때문에 부상 없이 공백기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줄 수 있는 시라카와의 존재는 소중하다. 추가 비용을 들여가면서 당분간의 동행을 희망하는 이유다.
이승엽 감독은 "시라카와와 나눈 이야기는 아직까지 없다. 아마 수일 내로 구단에서 대화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리카와의 성적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주 6점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공의 구위는 가장 좋았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선발 투수는 한 명이라도 더 있는게 팀 운영에 이득이다. 시라카와의 일본 복귀를 늦출 수 있다면, 함께 경기를 치르는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이 시작될 때부터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두산. 가뜩이나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브랜든의 이탈 장기화는 분명 치명적이다. 이미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일. 이제는 시라카와와 계약 연장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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