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복선이라면 거창할 수도 있다. 어쨌든 KIA 타이거즈는 8회말부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했다.
KIA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8회까지 0-2로 뒤지다 9회초에만 3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9회초 LG 마무리 유영찬에게 김도영의 추격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나성범의 역전 결승 투런포가 터졌다.
이 경기는 정확히 3시간1분 걸렸다. KIA는 약 2시간50분을 뒤지다 마지막 11분 동안 앞서면서 경기를 끝낸, 굉장히 짜릿한 금요일 밤이다. 그런데 그에 앞서 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한 장면이 있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오지환 타석이었다. 오지환은 KIA 좌완 이준영에게 풀카운트서 9구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볼카운트 2S서 3구 슬라이더에 오지환의 방망이가 나왔다. 그러나 문동균 3루심은 양 팔을 벌리며 노 스윙 판정.
그러나 중계방송사 MBC스포츠플러스와 티빙이 제작한 느린 그림에 따르면 오지환의 방망이는 체크스윙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보니, 오지환의 방망이가 홈플레이트를 한참 지났고, 자신의 몸과 가상의 직선을 긋는다고 쳐도 앞으로 많이 나갔다.
더구나 KIA 이범호 감독은 3루 덕아웃에 있었다. 좌타자 오지환의 스윙 궤도를 정면에서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물론 보는 각도에 따라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KIA로선 충분히 오지환의 방망이가 돌아갔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문동균 3루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구명환 주심에게는 갈 필요도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손승락 수석코치를 대동하고 오지환의 체크스윙을 항의했다. 표정부터 상당히 화났다. 그러나 항의 시간이 길지 않았고, 짧고 굵게 어필하고 돌아갔다.
결국 LG는 8회말에 득점하지 못했다. 그리고 KIA는 9회초에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물론 이범호 감독의 어필이 KIA의 역전승 원동력이었다고 보면 어폐가 있다. 단, 적어도 수장의 강력 어필에 선수들의 승부욕이 끓어오르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저렇게 화내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한편으로 몇몇 감독은 체크스윙 여부를 비디오판독 대상에 포함하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친다. 기준을 확실하게 정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기준설정부터 애매한 측면이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잠실=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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