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상관측 118년 만 ‘최장 열대야’ 기록
온열질환자 2570명·사망자 22명 발생
햇볕 노출·식중독·냉방병 등 주의해야
수분섭취·그늘 휴식 등 건강관리 중요
‘Who Is 정혜선?’
-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부천근로자건강센터 센터장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
정혜선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제조업 사업체 보건관리자를 시작으로 고용노동부 산업보건전문위원을 거쳐 30년간 산업재해와 직업병 예방을 위한 활동에 매진해 온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감정노동자의 건강보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산업안전보건법에 감정노동자 보호조항이 신설될 수 있도록 했고,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전화멘트가 시행되는데도 기여한 바 있다.
또 국내 최초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보건관리를 위한 근로자건강센터를 고용노동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했으며, 현재 부천근로자건강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천지역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보건 확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충분한 수분섭취, 10분 이상 그늘 휴식 중요합니다.”
연일 지속되는 불볕더위로 체감온도가 35도를 넘고 있다. 야간에도 높은 온도가 지속되면서 서울의 경우 8월 16일 기준 2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기상관측 118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고온 현상은 8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건강관리에 더욱 큰 관심이 필요하다.
고온으로 인해 나타나는 건강문제는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첫째, 온열질환자가 급증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8월 14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2570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수치는 1년 전보다 294명이나 많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연도는 2018년 이었는데, 그해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총 4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나타났다. 금년에도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2018년에 버금가는 온열질환자가 발생될 것으로 보여지므로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둘째,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심각한 수준이다.
8월 14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에 이른다. 더위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20명을 넘은 경우는 2018년 48명, 2021년 20명, 2023년 32명 등이다. 야외에서 근무를 하는 경우나 고령자 등은 특히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대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보고된 온열질환 사망자의 50%가 6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고령자는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돼 고온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셋째, 열대야가 지속되면 숙면을 취할 수 없어서 체력이 약해지고 피로도가 심해진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더운 기온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체력이 소모되고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약화될 수 있다. 더운 날 일수록 입맛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더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력 보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넷째, 햇볕 노출로 인해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피부암 환자는 2만5233명 이었다. 2023년에는 3만4538명으로 증가해 최근 5년간 3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립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환자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다. 2023년에는 전봇대에서 온종일 햇볕을 쬐며 일한 전기 노동자가 피부암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전기 노동자가 피부암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것은 처음인데, 2019년 산재를 신청해 3년 2개월만에 산재 인정을 받은 것이다.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군 발암물질이어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에서 햇볕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외선 강도가 높아 노화도 촉진되고 피부화상이나 피부암 같은 피부질환 발생도 많아지기 때문에 햇볕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나 양산을 사용해야 한다.
다섯째, 여름철에는 소화기질환과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찬 물이나 찬 음료수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지나치게 찬 음료는 소화기질환을 발생시킨다. 고온다습한 기온은 음식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식품매개 감염병의 위험도 높아진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210개소)의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 넷째 주 신고환자 수는 502명으로 첫째 주 315명보다 약 1.6배 증가했다. 이 수치는 지난 5년간 신고된 주간 환자 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화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식을 익혀 먹고, 냉장고에 넣어 둔 음식도 오래된 음식은 폐기하는 것이 좋다. 위장기능이 더욱 예민해 질 때이니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째, 장시간 에어컨을 사용으로 냉방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가 심해지면 신체가 제대로 적응을 못해 각종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저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에어컨 바람에 의해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릴 수 있다. 실내외 기온 차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스카프나 겉옷 등을 소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곱째, 날씨가 더워지면 집중력 감소로 인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더위로 인해 짜증이나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작은 위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더라도 더욱 집중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입추와 말복이 지났어도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잘 챙겨서 남은 여름을 무사히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갈증이 나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고, 1시간에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