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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최악의 타격감 속에서도 연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 프로야구 최초 50-50 클럽이 보인다.
오타니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분명 타격감이 좋지 않다. 오타니는 18일 시즌 38호 홈런을 터뜨리고, 36~37호 도루를 손에 넣은 뒤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100% 내 움직임이 문제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공격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어떤 구종이라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되거나, 파울이 되는 등 상태가 썩 좋진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오타니는 "움직임에 렉이 많다. 친 줄 알았던 타구가 약간의 어긋남으로 컨택이 되지 않고, 좋은 타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 달 좋은 타구를 쳐도 결과적으로 아웃이 되는 타석도 많다. 좋은 타구가 좋은 결과가 될지, 안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내 기술이 올바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오타니의 8월 타격감은 바닥을 찍고 있다. 19일 경기 전까지 타율이 0.172에 불과했다. 19일 경기를 포함해도 월간 타율이 아직도 2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8월에 친 12개의 안타 중 무려 7개를 홈런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LA 다저스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당장 '이도류'로 활약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향후에도 문제없이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오타니에게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324억원)의 계약을 안긴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
오타니는 18일 경기에 이어 19일에도 대포를 가동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까지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오타니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것은 세 번째 타석이었다. 오타니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소니 그레이가 던진 초구 79.7마일(약 128.3km)의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번에도 타구는 오타니의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다.
오타니가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113.5마일(약 182.7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18일 경기와 마찬가지로 우측 외야에 위치한 세인트루이스 불펜으로 떨어지는 홈런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메이저리그의 역사가 됐다. 미국 '옵타 스탯'에 따르면 오타니는 켄 그리피 주니어(1999년), 호세 칸센코(1998년), 켄 윌리엄스(1922년)에 이어 5개월 동안 매달 6홈런-3도루 이상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대 네 번째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오타니는 현재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타니가 40-40을 기록할 경우 호세 칸센코(1988년), 배리 본즈(1996년),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알폰소 소리아노(2006년),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023년)에 이은 역대 6번째 선수가 된다. 19일 39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이제 오타니는 40-40에 1홈런-3도루만을 남겨두게 된 상황. 지금의 흐름이라면 역대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40-40 고지를 밟은 선수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위업을 달성한 것은 소리아노. 소리아노는 지난 2006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147경기 만에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오타니는 현재 122경기 만에 39홈런-37도루를 기록하는 중. 홈런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언제든 2루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오타니가 역대 최소 경기 기록으로 40-40을 달성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최소 경기 40-40보다 '전인미답'의 기록 50-50으로 시선이 향하고 있다. 현재 다저스에게 남은 경기는 37경기. 오타니가 변수 없이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는 전제 속에서 홈런 페이스는 50.5개에 달한다. 그 배경에는 8월 부진 속에서도 쉬지 않고 홈런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도루는 지금의 흐름이라면 48개 페이스다. 홈런은 의식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지만, 도루는 오타니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추가할 수 있는 기록인 만큼 이제 50-50클럽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일본 현지 언론의 기대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메이저 사상 첫 45홈런-45도루는 물론 50홈런-50도루의 대쾌거도 보인다", '닛칸 스포츠'는 "팀 125경기째에서 39호 홈런으로 50.5홈런, 37도루로 48개 페이스를 보이며 사상 첫 50홈런-50도루도 시야에 들어왔다"는 등 이외에도 '스포츠호치' 등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최소경기 40-40을 넘어, 전세계 최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50-50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오타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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