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숙성한 '베테랑2'…황정민·정해인에 "럭키비키"를 곁들인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익숙한 맛이 더 진해졌다. 여기에 유쾌함까지 더하니 '럭키비키'가 아닐 수 없다.

2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베테랑2'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해인이 참석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9년 만에 돌아오는 영화 '베테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날 황정민은 "1편에서 관객분들이 서도철을 너무 응원해 주셨다. 그 느낌 그대로 간직해서 관객이 생각하는 서도철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갔으면 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1편과 그대로네'라는 감정을 주고 싶었다. 황정민이 늙은 거지 서도철은 늙은 게 아니다. 나름 노력하고, 젊어져야 했고, 그 에너지를 갖고 있으려고 했다. 책임감이 컸다. 1편 의상을 그대로 착용했고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했다. 액션이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용량이 전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했다. 시즌3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해인은 황정민과의 호흡에 대해 "촬영하고 집에 가는 길에 늘 '최선을 다했는데 왜 부족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형님이 생각났다. 황정민 선배는 신입의 열정을 앞서가는 열정이 있다.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류승완 감독은 "전작이 관객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편이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 중 하나가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면 안 되고, 너무 새로운 걸 추구하면 안 되니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고민했다. 그래서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에 신경 썼다"며 "서도철=황정민이 베테랑의 처음부터 끝이다. 관객분들이 기다렸을 법한 익숙함과, 9년이라는 시간 속 이 사람의 성장, 변화를 어떻게 숙성해서 보여드릴 것인가 고민했다. 제가 선택한건 박력과 긴장감이다. 전작보다 어두워졌다는 표현을 썼는데, 전작이 명확한 악의 대상을 놓고 심플하게 달려가는 구조라면 '베테랑2'는 상대하는 빌런의 존재가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다. 다층적인 얘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시즌2에 합류한 정해인에 대해 "신선한 피가 수혈되면 한 축을 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형사팀에 새로운 친구로 누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시동' 때 같이 작업한 정해인이 떠올랐다. 인상이 너무 좋았다. 방황하는 청년뿐 아니라 '엄마친구아들'도 잘 어울리고, 'D.P.' '커넥트' 등 다양한 모습이 있구나 느꼈다. 제안했는데 너무 흔쾌히 수락해 줬다. 잘 융화되고 섞이는 사람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일단 너무 떨렸다.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베테랑'인지 몰랐다. 재미있는 작품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너무 떨리는 마음으로 감독님을 뵈러 갔다. '베테랑'이라고 말해주셨을 때 먼저 너무 기뻤고, 설레었고, 가슴 한편이 뜨거워졌다. 촬영일이 다가오길 고대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부담도있었다. 참여하는 것만으로 영광이지만 안 부담스러웠다면 거짓말이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만큼은 그 부담감이 도움을 줬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할 수록 더 생각이 나기 때문에 역으로 이용했다. 부담감도 배우가 마주하고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액션이 밀도 있고 깊이 있다. 제가 액션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했던 작품 중 가장 안전한 현장이었다. 그래서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들어야 정해진 약속 안에서 놀 수 있다. 가장 체계적이고 정확했던 액션이었다. 내가 가장 건강할 때 찍은 작품"이라고 얘기했다.

황정민은 "정해인 액션은 럭키비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너무 잘했다. 추울 때 비 신을 찍었다. 추운데도 불구하고 일주일 고생했다. 다독거리면서 대단하다고 했다"고 칭찬했다.

류 감독은 '정해인의 액션은 9.99점'이라며 "액션이 너무 빠르고 몰입한다. 현장에서 여유 있게 해보라고 했다. 보는 이미지와 같이 책임감이 되게 크다. 1번부터 10번까지 해야 하면 빨리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다. 카메라가 따라가야하는데 너무 후루룩 해버린다. 손이 너무 빨라서 천천히 해달라고 했다. 트라이앵글 초크라는 기술을 쓰는데 상대가 실제로 걸려서 숨이 넘어갈뻔 하기도 했다. '왜 이러는 거야. 이건 영화야'라고 했다. (웃음) 처음 만났을 때 깜짝 놀란 게 몸이 돌이었다. 팔을 만졌는데 깜짝 놀랐다. 평소에 관리를 진짜 잘하는구나 느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류 감독은 시즌3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며 "영화의 에필로그에 애착을 갖고 있다. 모든 사건이 끝나고 서도철 형사가 지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 장면 찍을 때 참 좋았다"고 했다. 황정민은 "제가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관객분들도 많이 기다렸을 거라 생각한다. 9월 13일 개봉하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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