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DB하이텍(DB글로벌칩), 하청업체 웰킵스하이텍에 101억 손배
웰킵스하이텍, "16년 계약 한순간 날아간 것도 모자라 묻지마 손배 절망적"
COF(칩온필름) 접착력 저하 하자발생이 소송 원인
DB글로벌칩 "재판 중이라 특별히 할 말 없다"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대기업 DB그룹의 핵심계열사인 DB하이텍반도체(DB글로벌칩)가 16년간 거래를 이어온 중소 하청업체를 상대로 101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청업체 측은 제품 결함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소송 가액이 100억대를 넘다보니 '묻지마식 과잉 소송'이라며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오는 10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DB글로벌칩(원고 황규철 대표)이 하청업체 웰킵스하이텍(피고 박기태 대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이 진행된다.
당초 첫 변론은 이날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DB글로벌칩 요청에 따라 일정이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DB글로벌칩은 DB하이텍의 100% 자회사로 지난 4~6월 3개월에 걸쳐 웰킵스하이텍을 대상으로 채권가압류, 유체동산가압류 요청과 손해배상 청구 본안소송을 냈다.
DB글로벌칩은 지난해 11월 웰킵스하이텍 측에 'COF(칩온필름·Chip On Film)에 결함이 있다'고 알렸다. 접착력 저하 탓에 일부 제품이 패널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 COF는 반도체칩을 얇은 필름 형태의 인쇄회로기판(PCB)에 장착한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이다.
웰킵스하이텍도 과실을 인정하지만 이후 DB글로벌칩의 손배소 금액을 보고 "해도 너무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DB글로벌칩이 책정한 손해배상액은 약 89억원으로, 이미 처리한 제품 폐기 비용 12억원을 더하면 손배액만 101억원이 된다. 웰킵스하이텍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2억원으로 패소할 경우 1년간 매출의 절반을 손해배상으로 날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웰킵스하이텍에 따르면 101억원은 최근 5년간 DB글로벌칩에 납품하면서 발생한 연평균 매출액(약 65억원)보다 많다. 101억원을 마련하려면 DB글로벌칩에 77년간 납품해야 한다.
웰킵스하이텍은 실질적인 손해배상 규모가 2억7000만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8~10월 납품한 일부 제품에서 불량이 발생했고, 아무리 추가 금액이 붙어도 10억원이 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금액은 그야말로 '대기업의 묻지마 소송'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DB글로벌칩은 기존 납품물량 폐기 손해액 12억원에 더해 완제품 공급지연 및 고객사 신인도 추락 등의 2~3차 손해배상액까지 추산하면 101억원은 무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손해배상액을 101억원으로 책정한 이유 등에 대한 질문에 "TV 디스플레이 제품 핵심부품인 COF(칩온필름)가 접착력 저하 문제로 패널에서 떨어지는 명백한 하자가 발생해 손배소를 한 것"이라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하자 발생 시 계약 조항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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