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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가 일본인 메이저리거 역대 9번째로 데뷔 첫 시즌 10승을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등판 직후 10승의 기쁨보다는 반성할 점을 짚는 등 이마나가에게 만족은 없었다.
이마나가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겨울 4년 5300만 달러(약 704억원)의 계약을 통해 시카고 컵스의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잘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이마나가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8로 활약하며 '이달의 신인'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화려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5월 마지막 등판에서 한차례 악몽을 꿨지만, 1승 1패 평균자책점 2.67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던 이마나가.
정말 최악의 투구는 따로 있었다. 승승장구의 흐름을 이어가던 지난 6월 22일 뉴욕 메츠전. 당시 이마나가는 3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10실점(10자책)으로 무너졌다. 이는 이마나가 커리어에서도 가장 많은 실점이었다. 당시 이마나가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한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다시 이마나가가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았다. 지난 7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다시 한번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선보였다.
1회말 코너 놀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출발한 이마나가는 제이크 버거와 조나 브라이드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선두타자 오토 로페즈의 안타성 타구에는 좌익수 이안 햅의 호수비 도움을 받았고, 데릭 힐을 2루수 땅볼, 데이비드 헨슬리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 3회에도 마이애미의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내며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첫 피안타와 실점은 4회였다. 4회초 선두타자 놀비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애매한 코스로 들어가면서 솔로홈런으로 연결된 까닭. 하지만 이마나가는 흔들리지 않았고, 제이크 버거-조나 브라이드-오토 로페즈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매조졌다. 가장 큰 위기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마나가는 5회초 데이비드 헨슬리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는데, 이후 실점 위기가 찾아왔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흔들린 이마나가가 비달 브루한에게 볼넷, 알리 산체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하게 된 것. 그러나 이때 놀비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피홈런에 대한 설욕에 성공,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이마나가는 6회말 선두타자 버거에게 볼넷을 내주고 폭투로 인해 다시 한번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이닝을 매듭지었고, 여유가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등판해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마이애미 타선을 요리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이마나가는 지난해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 12승)에 이어 역대 9번째 데뷔 시즌 10승을 수확한 일본인 투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경기가 끝난 뒤 "내가 패전이 아니더라도 팀이 지고 있을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 승 몇 패라는 것보다는 내가 던진 경기에서 팀이 몇 승 몇 패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데뷔 첫 10승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7회까지 던질 수 있었지만, 이게 만약 저스틴 스틸이나 제임슨 타이욘이었다면 8~9회까지 던졌을 수도 있다. 다음에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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