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그립과 던지는 방식을 섞으니 새로운 무기가 탄생했다.
임찬규(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임찬규와 KT 웨스 벤자민의 맞대결이었다. 벤자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LG를 상대로 3경기 1승 18⅓이닝 7사사구 18탈삼진 평균자책점 1.47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부터 LG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LG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KT 수비진의 실책과 LG 타선의 활약으로 LG가 벤자민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은 임찬규의 무실점 호투도 빛났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임찬규는 "벤자민을 의식하기보다는 KT 타선에 집중했다. 오늘 (박)동원이 형이 슬라이더 사인을 많이 냈다. 1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로 2구 슬라이더를 던진 뒤 '슬라이더를 키로 잡자'라고 이야기를 했다. 믿고 던졌다"며 "슬라이더가 볼카운트에 좋은 효과를 내면서 범타가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임찬규는 6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32구)-커브(24구)-슬라이더(18구)-체인지업(18구)을 섞었다.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다.
임찬규는 "저는 당초 커터를 던졌었는데,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때 김태연을 상대로 툭 던졌었는데, 툭 던지면 슬라이더 형식이 되고 좀 세게 던지면 커터식으로 가더라. 그래서 섞어 봤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감독님께서도 슬라이더를 빨리 많이 구사하라고 시즌 초반부터 말씀하셨는데, 구종 가치 자체가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슬라이더 대신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잡아내자고 생각을 했었다"며 "물론 많이 노력도 했지만, 경기 때 던져보면서 운이 작용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슬라이더 비율이 적었기 때문에 첫 경기라 좀 많이 통했을 수 있겠지만, 앞으로 맞는 날도 올 것이다. 비율을 적절하게 섞어서 그날 좋은 구종을 많이 쓰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찬규는 LG의 두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변화구를 참고해 자신의 슬라이더를 완성했다. 그는 "엔스가 알려준 그립과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 느낌으로 던졌다"며 "물론 제 공이 스위퍼는 아니지만, 하나 배우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임찬규는 2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순항할 수 있었다. 1사 주자 2, 3루 상황에서 심우준과 상대했는데, 볼넷으로 내보낸 뒤 조대현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그리고 더블플레이로 연결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임찬규는 "동원이 형이 2B에서 심우준을 거르자고 타자 박스 쪽에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초반부터 8번 타자인데 거르면 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동원이 형 생각이었더라"라며 "동원이 형한테 물어보니 동원이 형은 한 점도 안 주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조대현과의 승부에서 운이 따랐고 신민재가 수비를 잘해줬지만, 결과적으로 동원이 형 리드가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이날 1루 외야에는 임찬규의 팬들이 임찬규의 유니폼으로 임찬규의 등번호 '1'을 만들어 임찬규를 응원했다. 그는 "너무 감사하다. 과거에 (박)용택 선배 같은 분 유니폼이 깔려 있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런 거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테이블에도 많이 걸어주시고 하면 힘이 난다"며 "더 잘하고 싶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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