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주자 있으면? 돈이다.”
KIA 타격장인 최형우(41)가 김도영(21)에게 말해준 명언이다. 김도영은 언젠가 최형우에게 이런 조언을 들었고, 가슴에 새겼다. 김도영은 28일 광주 SSG 랜더스전서 1회말 선제 좌월 투런포로 시즌 33홈런을 기록했다.
1997년 이승엽(21세1개월)을 넘어 역대 최연소(20세10개월26일) 단일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2득점을 추가하면서 119득점으로 2017년 로저 버나디나(118득점)을 넘어 역대 타이거즈 단일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도영에겐 이 기록들에 대한 기쁨보다 타점을 중시한다. 30-30을 달성한 이상, 깔끔하게 40도루에 도전할 뿐 더 이상의 각종 기록은 크게 관심은 없다. 대신 3번타자이자 KIA를 대표하는 타자로서 타점 생산에 많이 신경 쓴다.
김도영은 이날까지 시즌 94타점을 마크했다. 리그 5위다. 팀에선 96타점의 최형우에 이어 2위. 6타점을 보태면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한다. 이미 타점을 제외한 다른 조건은 충족했다. 타율 0.344라서, 3할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도영은 28일 SSG전 직후 “타격감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100타점은 조금 의식한다. 타점이 왜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타점 찬스가 오면 좀 더 신중하게 타석에 임한다.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낼 수 있게 노력한다”라고 했다.
최형우에게 들은 조언을 떠올렸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에 득점권서 조금 약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형우 선배님에게 물어봤다. 주자 없을 땐 별 생각이 없어도 주자가 있을 땐 ‘돈이다’라고 생각하고 친다고 했다. 그만큼 타점이 중요한 것이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통산 1638타점으로 1위를 달린다. 결국 1542타점의 최정(SSG 랜더스)이 자신을 넘는다며 늘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어쨌든 최정이 최형우를 넘어서기 전까진 최형우가 1위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득점권타율 0.331로 찬스에 강하다.
김도영도 득점권타율 0.317로 강하다. 득점권에서 강하면 아무래도 타점을 쌓기 수월하다. 항상 홈런으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득점보다 그래도 타점이 더 기분 좋다. 둘 다 하면 더 기분 좋다. 중요한 득점을 하면 짜릿한데 지금 위치가 3번타자이기 때문에, 득점보다 타점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나머지 달성 예정 혹은 도전 중인(?) 기록들에 대해선 정말 쿨했다. 김도영은 “이승엽 감독님 기록도 홍보팀에서 말씀해줘서 알았는데 30-30도 해서 의식도 안 했다. 타이거즈보다 KBO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그렇다. 안 다치고 열심히 하고 싶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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