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층 이하 화재 발생 시 최후 수단”
“완강기 탑승 시 W모양 양팔 유지해야”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완강기 사용법, 알면 생명의 동아줄 모르면 썩은 동아줄”
경기도 부천시 호텔 화재로 7명이 숨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는 에어컨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했다. 7층 객실 에어컨에서 떨어진 전기 불꽃이 소파와 침대 매트리스에 옮겨 붙었고 객실 전체가 폭발적인 화염에 휩싸인 플래시 오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소방안전원은 화재 예방 및 국민의 안전관리 의식을 향상하기 위한 소방청 산하 소방안전 전문기관이다. 국가 위탁 업무인 소방안전교육을 비롯해 안전관리 의식 고취와 안전문화 확산을 목표로 대국민 홍보, 소방정책·기술·제도에 관한 조사연구, 건축물의 안전진단 등을 수행하고 있다.
마이데일리는 한국소방안전원의 공동주택 피난설비(완강기) 사용법을 살펴봄으로써 건물 내 화재 발생 시 대피요령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해 본다.
29일 한국소방안전원에 따르면 완강기는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지면까지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하강하는 피난기구다. 일반적으로 3층 이상 10층 이하의 층에 설치된다. 4층 이상의 공동주택에서는 외부로 피난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세대 내부에 마련돼 있고 대피공간 내에는 완강기가 설치돼 있다.
완강기의 주요 구성요소는 ▲지지대 ▲후크(연결고리) ▲조속기 ▲로프릴 ▲벨트 등이다. 지지대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품들은 하나의 박스에 보관돼 있다. 완강기는 일반완강기와 간이완강기로 구분되며 일반완강기는 다수의 사람이 연속적으로 교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간이완강기는 1명만 사용(연속 사용 불가)할 수 있다. 또한 간이완강기는 숙박업소의 객실 내부에만 설치가 되며, 숙박업소 객실 내부를 제외하고는 일반완강기를 설치해야 한다. 외관상 차이점은 일반완강기는 몸에 착용하는 벨트가 2개로 구성돼 있는 반면 간이완강기는 벨트가 1개다.
완강기는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에는 생명의 동아줄이 될 수 있지만, 그 사용법을 모르고 사용할 경우에는 목숨을 앗아가는 썩은 동아줄이 될 수도 있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완강기를 지지대에 결합하기 전 지지대가 벽면에 견고하게 고정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조속기에 연결된 로프를 잡아당겼을 때 로프가 부드럽게 빠진다면 조속기가 고장 난 것이므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음은 한국소방안전원의 올바른 완강기 사용 방법이다.
1.완강기 훅을 고리에 걸고 지지대와 연결한다.
2.창밖으로 릴을 놓는다(로프의 길이가 지면에 닿는지 확인).
3.벨트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쓰고 뒤틀림이 없도록 겨드랑이 밑에 건다.
4.고정 링을 조절해 벨트를 가슴에 확실히 조인다.
5.지지대를 창밖으로 향하게 한다.
6.두 손으로 조절기 바로 밑의 로프 2개를 잡고 발부터 창밖으로 내민다.
7.몸이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벽을 가볍게 손으로 밀면서 내려온다.
■ 한국소방안전원 김태훈 홍보과장의 소방안전 TIP!
-공동주택 등 건물 내 화재발생 시 대피요령은.
▲주거생활을 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화재 시 대피요령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화재대응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수학문제처럼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이다. 화재신고가 가장 급선무였던 시대에서 초기진화를 우선시 하는 시기를 지나 화재상황 통지와 피난이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가장 적합한 대피방법은 화재의 크기와 주위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만 한다. 실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피 중에 발생한 경우가 39.1%로, 상황파악 없이 대피만을 고집할 경우 자칫 피해가 커질 수 있다.
2023년 3월 아파트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직상층 주민은 큰 피해가 없었던 반면 10층 주민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피난을 하려다 연기흡입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아파트 화재의 경우 90% 이상은 다른 층으로 화재가 확산되지 않고 발화층 내에서 화재가 진압됐다. 또한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 대부분은 연기에 의한 호흡곤란과 피난장애이므로 대피를 위해서는 연기의 유동상황을 파악해 피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가장 좋은 예방대책은 사전에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화재 등과 같은 위급상황을 가정해 어떻게 대응을 하는게 좋을지 생각 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다. 또 1년에 한 번 이라도 같이 훈련을 실시해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화재상황 속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은.
▲어떠한 위급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훈련상황이 아닌 실제상황에 처하게 되면 이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농연이 가득한 복도를 무작정 피난통로로 활용한다거나 다수의 피난자가 이동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추종한다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한 번이라도 침착하게 판단을 해봐야 한다.
실제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던 화재상황에서 물을 적신 천으로 연기의 침입을 막고 화장실에서 구조를 기다려 생명을 구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피난시도를 하지 않고 반드시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성급한 행동이 선행되면 안된다는 말이다.
또한 사전에 우리의 가정과 내가 생활하는 공간에 어떤 보호공간이나 장비가 있는지 미리미리 점검하고 사용절차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세대 내에는 방화문과 방화구획으로 구성된 대피공간이, 인접 세대로 이동할 수 있는 경량 칸막이 구조로 된 경우도 있다. 아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하향식 피난구가 설치된 경우 등 다양한 피난 대책이 있음을 인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화재 시 건물에 고립됐을 경우 생존 방법은.
▲10층 이하의 층에서 적응성을 갖는 완강기는 최후의 대피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용방법이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사용경험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위급상황 발생 시 그 존재여부에 대한 인지를 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평상시 작은 관심을 가져두는 것이 필요하다. 완강기는 하강속도를 조절해 주는 장치가 있어 안전한 피난을 도울 수 있으나 간이완강기의 경우 한 번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숙지해야 한다.
완강기 사용 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속도조절기를 지지대에 연결하고 벨트가 감겨있는 릴을 밖으로 내렸다면 밸트를 가슴에 조이고 내려가야 한다. 이때 조심해야 할 부분은 W모양으로 양팔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불안한 마음에 로프를 잡기 위해 팔을 위로 들게 되면 체결된 벨트가 빠지는 상황이 발생해 위험할 수 있다.
이처럼 작은 관심이 긴급한 상황에 우리의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평상시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갖고 주변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한다면 보다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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