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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금껏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만들어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또다시 역사에 이름을 올리며 50-50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오타니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8월 일정이 시작되면서 타격감이 바닥을 찍었던 오타니. 그는 지난 18일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100% 내 움직임이 문제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어떤 구종이라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되거나, 파울이 되는 등 상태가 썩 좋진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진은 있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오타니가 정상궤도로 올라서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교함'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는 월간 안타의 절반 이상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등 멈추지 않고 아치를 그려냈다. 그 결과 지난 24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이자 최소경기 40-40 클럽에 가입하는 등 7경기 연속 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일시적인 침묵도 곧바로 털어내며 지난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42홈런-42도루의 기록을 작성했는데, 31일 경기에서 또다시 모든 시선이 오타니를 향했다.
오타니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잭 갈렌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프레디 프리먼의 홈런에 홈을 파고들면서 득점에 성공한 오타니는 3회초 무사 1, 3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현재 재활을 진행 중인 오른쪽 팔꿈치를 직격. 오타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으나, 갈렌에게 '괜찮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경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무키 베츠의 희생플라이로 마련된 1사 1, 3루에서 오타니가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시즌 43호 도루를 바탕으로 1998년 A-ROD'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기록한 42홈런-46도루에 한 발 다가섰는데, 내친김에 오타니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네 번째 타석에서 침묵하던 중 8회초 2사 주자 없는 마지막 타석에서 애리조나의 바뀐 투수 폴 시월드를 상대로 0B-2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직구가 들어오자,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오타니가 받쳐놓고 밀어친 타구는 좌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고, 43호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로써 오타니는 로드리게스가 보유하고 있던 42홈런-46도루의 기록을 뛰어넘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43홈런-43도루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단 한 번도 탄생하지 않았던 것을 창조한 셈. 그리고 이날 43홈런-도루는 또 많은 기록으로도 이어졌다. '이도류'로 활약할 당시 수많은 역사를 작성했지만, 오타니에겐 아직도 써 내려갈 역사가 남은 모양새다.
오타니는 31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8월 11홈런-15도루를 기록하게 됐는데,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월간 10홈런-15도루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4년 카를로스 벨트란(10홈런-16도루)에 이은 역대 두 번째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이날 시즌 11번째 홈런-도루를 동시에 수확하는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는 리키 헨더슨(1986년 13G),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023년 12G), 바비 본즈(1973년 12G)에 이어 역대 4위의 기록으로 연결됐다.
게다가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1위, 도루 2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면, 지난 1909년 타이 콥(9홈런, 76도루) 이후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홈런-도루 부문을 각각 2위권 이내로 마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번잡한 기록들은 다시금 회자되기 어렵다. 오타니의 현재 홈런-도루 페이스는 각각 51.6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7개의 홈런과 도루만 보태면, 전 세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기록 50-50 클럽에 도달한다. 수많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며 오타니가 걸어가고 있는 길의 끝에 있는 것이 바로 50홈런과 50도루가 아닐까. 오타니에겐 아직 27경기가 남았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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