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은 밟아야 사는 남자.
김도영은 타율 3할(0.347)-30홈런(35)-30도루(36)-100타점(98)-100득점(124)에 타점 2개만 남겨뒀다. 2000년 박재홍과 2015년 에릭 테임즈만 달성한 대기록의 역대 세 번째 주인공이 될 게 확실하다. 35홈런 36도루이니, KBO 역사상 국내타자 최초의 40-40이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에 못지 않게 뜻깊은 또 다른 기록을 향해 다가선다.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124경기서 124득점했다. 경기당 1득점이라는 무지막지한 페이스다.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은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135득점이다.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서 135득점했다. 이 기록이 10년간 깨지지 않았다. 테임즈가 2015년 130득점으로 역대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을 제외하면 130득점을 돌파한 타자도 전무했다. 천하의 국민타자 이승엽도, 야구천재 이종범도 130득점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승엽은 1999년 128득점, 2002년 123득점했다. 이종범은 1994년 113득점이 커리어하이다.
통상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들, 발이 빠른 타자들이 득점에 유리하다. 그러나 홈런의 대가 이승엽, 빠른 발의 대가 이종범도 120~130득점을 거의 하지 못했다. 올해 김도영의 124경기 124득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득점은 단순히 자신만의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후속타자들이 잘 쳐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도영은 다득점의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바로 뒤에 ‘타격장인’ 최형우, ‘나스타’ 나성범이 있기 때문이다. 나성범이 오랫동안 제 컨디션을 못 보였던 걸 생각하면, 김도영의 득점 페이스는 지금보다 더 좋았을 수도 있다.
KIA의 구단 단일시즌 최다득점은 2017년 로저 버나디나의 118득점이다. 김도영은 이미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4월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4월26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13경기 연속득점으로 구단 역대 최다연속득점 1위 및 KBO 최다 연속득점 4위(1위 이대호 16경기, 2위 김주찬-박현승 14경기)에 오르기도 했다.
김도영은 지금도 6경기 연속득점 중이다.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미니 슬럼프에 빠졌다가 중심이동을 수정하면서 타격감이 다시 좋아졌다는 게 자신의 설명이다. 타격감이 좋으니 득점 페이스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형우가 돌아왔고, 나성범의 타격감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좋다.
KIA는 18경기 남겨뒀다. 김도영이 2014년 서건창의 135득점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9월에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3-30-30-100-100과 함께 또 한번 리그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35득점까지 넘어서면, 정말 40-40 도전만 남는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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