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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참 아이러니하다"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다나카는 데뷔 첫 시즌부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2로 활약하며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그리고 이듬해 9승(7패)을 수확하는데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49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고, 2009년 25경기에 등판해 무려 15승을 손에 넣는 등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라쿠텐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다나카는 2011시즌 19승을 손에 넣는 등 2009년을 기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고, 특히 2013시즌에는 28경기에 등판해 212이닝을 소화하면서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이라는 전설적인 시즌을 보내며, 라쿠텐을 일본프로야구 '최정상'의 자리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오프시즌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 시절 압권의 성적을 거뒀던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뉴욕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다나카는 이적 첫 시즌부터 13승(5패)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2.77로 활약했고, 2016시즌에는 31경기에 등판해 199⅔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4승 4패 평균자책점 3.0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으며 라쿠텐을 넘어 양키스에서도 에이스로 군림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7시즌을 뛰며 78승 46패 평균자책점 3.74을 기록한 다나카. 그러나 공교롭게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빅리그 시장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다나카는 2020시즌이 끝난 뒤 일본 복귀를 택했다. 당시 다나카는 연봉만 무려 9억엔(약 84억원)의 2년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친정'으로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빅리그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다나카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다나카는 복귀 첫 시즌 지독하게 승리와 연이 닿지 않는 등 4승 9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고, 이듬해에도 9승 12패 평균자책점 3.31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7승 11패 평균자책점 4.91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다나카는 크게 삭감된 연봉 2억 6000만엔(약 24억원)의 1년 계약을 맺고, 미·일 통산 200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올해는 아직까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는 중이다.
지난해 겨울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은 다나카는 올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를 노렸다. 그러나 다나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활은 진행되지 않았고, 급기야 다나카는 후배 안라쿠 토모히로를 앞세워 후배들을 괴롭힌 주동자로 지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다나카는 2군에서 5⅔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는 등 1군 복귀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 콜업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다나카는 미·일 통산 197승을 기록 중. 200승까지는 단 3승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하지만 다나카가 속한 라쿠텐은 5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25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다나카가 당장 1군으로 복귀하더라도 3승을 수확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2025시즌 200승을 노려야 할 상황. 그렇게 될 경우 다나카는 '먹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라쿠텐은 3위 치바롯데 마린스에 2.5경기 뒤진 퍼시픽리그 4위지만, 올해 팀 순위권 다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일본 '닛칸 겐다이'에 따르면 한 야구인은 "지금 다나카의 입장은 복잡하다. 선수로 보면 힘들다. 이번 시즌엔 팀에 아무런 공헌을 하지 않았다. 1군에서 던지고 싶다면, 2군에서도 계속된 호투가 필요하다. 하물며 라쿠텐은 현재 4위로 포스트시즌 경쟁이 한창이다. 이런 시기에 2군에서도 성적을 내지 못한 선발 투수는 1군에서 던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굿즈 판매 등 다나카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동행을 이어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지만, 최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라쿠텐 입장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나카의 높은 급여는 부담스럽다. 그는 "그동안 다나카의 공로는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미·일 통산 200승까지 3승 밖에 남지 않았다. 기록을 달성하면 뉴스로 크게 다루어지고, 관련 상품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 기록 달성까진 라쿠텐이 다나카를 놓지 않을 것이다. 올해 3승이 어렵다는 건 반대로 내년이 보장됐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2025시즌에도 다나카가 라쿠텐에 잔류한다면, 연봉은 또다시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게 매체의 생각이다. '닛칸 겐다이'는 "2021년 라쿠텐으로 복귀할 때 9억엔+옵션의 2년 계약을 맺었지만, 결과가 뒤따르지 않았다. 올해는 연봉 2억 6000만엔의 1년 계약을 맺었으나,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군에서 던지지 않고도 2억엔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라고 비아냥거리며 "지난해에는 후배 왕따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역 수명은 늘어난다. 참 아이러니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라쿠텐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였고, 양키스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렸던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10승이 보장된 카드였던 다나카. 하지만 지금은 라쿠텐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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