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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무서워서 말도 못 건다"
치바롯데 마린스 댈러스 카이클은 5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21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은 카이클은 2015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통산 282경기에 등판해 103승 92패 평균자책점 4.04을 기록한 뒤 최근 치바롯데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잃은 탓이었다.
치바롯데에 입단한 카이클은 지난 17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데뷔전에서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첫 선을 보인 뒤 23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에서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와는 연이 닿지 못했다. 그리고 직후 등판에서는 대기록 앞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치바롯데는 올해 개막전부터 세이부 라이온스를 상대로 무려 16연승을 질주하는 중이었다. 1승만 더하면 퍼시픽리그 기록과 '타이'가 될 수 있었던 상황. 카이클은 5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로 역투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못하면서 데뷔 첫 패전을 떠안았고, 치바롯데의 대기록 달성 또한 무산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하지만 3전 4기였다. 네 번째 등판에서 드디어 승리를 손에 쥐었다.
카이클은 1회 시작부터 오고우 유야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출발하더니, 후속타자 코부카타 히로토에게 연속 삼진을 뽑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후 타츠미 류스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어 나온 아베 토시키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무싲럼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아사무라 히데토를 우익수 뜬공, 사토 유키야를 유격수 땅볼, 마이켈 프랑코를 투수 땅볼로 묶어내며 첫 삼자범퇴 이닝까지 만들어냈다.
첫 실점은 3회였다. 선두타자 무라바야시 이츠키에게 첫 안타를 맞은 카이클은 오타 히카루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1루 주자의 진루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오고우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코부카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잘 넘겼다. 카이클은 아베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확보했고, 후속타자 아베 또한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다시 안정을 찾은 카이클은 순항했다. 카이클은 4회에도 볼넷 한 개를 허용하며 주자를 내보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라쿠텐의 타선을 잠재우는데 성공했고, 5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는 등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면서 승리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이 뒷문을 걸어잠그며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승을 맛보게 됐다. 퍼시픽리그 3~4위 간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카이클에게도 치바롯데에게도 매우 귀중한 승리였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공은 느리지만 카이클은 기술이 있다. 마운드에서 행동, 경기를 할 때, 특히 타자와 싸우는 방법이랄까. 이런 면에서는 사이영상을 받았던 투수지 않나. 대단한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경기 중에는 말을 걸지 못할 정도로 무섭다"고 카이클의 첫 승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카이클은 "그동안 좋은 피칭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이기지 못했지만, 인내심을 가졌다. 4경기 만이지만 이겨서 마음이 놓인다. 첫 승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이너리그에서도, 일본에서도 특별하다 9월 5일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늘의 승리구는 추억의 하나로 장식하겠다"며 "아내가 없었다면, 일본에서 오늘의 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그녀는 내게는 큰 존재"라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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