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홈런은 이제 여기서 끝나도 좋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마침내 3-30-30-100-100에 성공했다. 이제 관심사는 대망의 40-40이다. 8일까지 35홈런에 38도루. 40도루야 시간문제지만, 40홈런이 최대 관건이다.
그래도 기대가 되는 건, 김도영이 올 시즌 내내 홈런을 의식하는 타격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뜬공 생산에 주력하고, 강하고 정확한 중심이동에 초점을 맞춰 타격을 해왔다. 그런 김도영은 3-30-30-100-100에 성공한 직후 “홈런은 이제 여기서 끝나도 좋다”라고 했다.
40-40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취재진에 처음으로 40-40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김도영은 “(40-40)비슷하게(근접한 채) 끝나면 더 아쉬울 것 같아서, 그냥 (차라리)안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김도영은 웃더니 “뭐 좋겠다는 건 아닌데, 안 나와도 솔직히 막 아쉽거나 그런 건 없을 듯하다. 생각을 해보니까 가까워졌는데 못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라고 했다. 마음을 약간 비운 듯하지만, 100% 비우지 못했다. 그래서 홈런을 2~3개 더 쳐서 아슬아슬하게 40-40을 못하면 그게 더 아쉬울 것이라고 한 것이다.
약간 갈팡질팡(?)하는 스탠스지만, 솔직한 모습이다. 아무리 야구가 팀 스포츠라고 하지만, 40-40의 대업이 눈 앞에 들어왔는데 욕심이 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 심지어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초 대전원정에서 오히려 “40-40 기회가 왔을 때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아무리 김도영이라고 해도 40-40을 할 기회가 절대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니, 기회가 올 때 노력해보라는 얘기다. 2015년 테임즈도 140경기만에 달성했다. 당시 그는 144경기 시즌에서 142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종료 2경기를 남기고 달성했던 것이다. 단, 테임즈는 일찌감치 40홈런을 넘겼고, 40번째 도루를 시즌 종료 2경기 남기고 해냈다.
알고 보면 김도영은 야망남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욕심을 은근슬쩍 드러냈다. 인터뷰 후 돌아가는 취재진을 향해 “MVP 투표하시나요?”라고 했다. 폭소가 나오자 MVP 투표 시스템을 얼마 전에 알았다며 본인도 웃었다. 현행 정규시즌 MVP는 야구기자회 회원사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렇게 야구를 잘 하는데, MVP 욕심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 야구가 끝나면 김도영도 21세 청년이다.
정규시즌 MVP 레이스는 김도영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40-40을 할 수 있다면 더 유리할 전망이다. 단, 최근 카일 하트(NC 다이노스)가 투수 4관왕 페이스를 달리는 게 변수로 떠올랐다. 그래도 김도영이 팀 성적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때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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