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배터리, 캐즘 돌파구 ESS '올인'…신재생에너지로 주목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RE+2024' 참가
차세대 ESS용 배터리 솔루션 공개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차세대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ESS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ESS는 일종의 '전기 댐' 역할을 하는 거대 배터리 시설로 잉여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공급 가능한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다. 발전소와 연계돼 대규모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송배전 효율 향상을 위해 설치된다. 특히 ESS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흐름과 맞물렸고 미국 내 태양광 설치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9일부터 나흘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 'RE+(Renewable Energy Plus) 2024'에 참가한다. RE+는 미국태양광산업협회(SEIA)와 미국스마트전력연합(SEPA)이 매해 주최하는 북미 최대 신재생에너지 전시회다.
올해 전시회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을 비롯해 LG전자 등이 참가한다.
이달 미국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력용 ESS 배터리 'SBB 1.5'는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SDI의 야심작이다. 20피트 컨테이너 박스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과 모듈·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작 대비 에너지 밀도를 37% 향상시켜 에너지 집적도를 높였다.
또 SBB 1.5에는 화재 예방, 열확산 방지를 위해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기술도 적용됐다. EDI 기술은 SBB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해당 셀을 포함한 모듈에 소화 약재를 분사해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하는 첨단기술이다.
UPS용 배터리는 소재 개발 등으로 기존 제품 대비 랙 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시켰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납축 제품 대비 설치 공간은 9분의 1로 줄이고 수명은 3배 이상 늘어났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2026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LFP 배터리와 RE100, 탄소발자국 인증, 폐배터리 재생 노력 등 ESG 성과 및 전략도 소개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다양한 ESS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지난해 미국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설립했고 급성장하는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양산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미국 미시간 공장 등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생산라인의 일부를 ESS용 라인으로 바꿔 가동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SS 시장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의 돌파구로 주목하는 시장으로 미국 ES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새로 설치된 ESS는 4.2기가와트(GW) 규모로 집계됐다. EIA는 하반기 10.8GW의 ESS가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ESS 시장 규모도 급속히 늘고 있다. 에너지 분야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유럽 ESS 시장은 지난 기준 13.7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30년 76.6GWh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ESS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높게 평가된다. 블룸버그 NEF는 2030년 글로벌 ESS 시장이 2620억달러(346조7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정부는 2036년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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