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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김하성이 이번달 말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맞대결에 유격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보가츠가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유격수 출전이었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보가츠는 10시즌 동안 1264경기에 출전해 1410안타 156홈런 683타점 752득점 74도루 타율 0.292 OPS 0.814의 성적을 기록, 2022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그런데 이때 예상치 못한 계약이 탄생했다. 김하성을 비롯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두 명의 주전 유격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가 움직였던 것이다.
보가츠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매년 OPS 0.800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미 주전으로 기용할 수 있는 두 명의 유격수를 보유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에게 무려 11년 2억 9000만 달러(약 3883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샌디에이고가 유격수 자원을 영입하게 될 것이라는 건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었다.
보가츠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되면서, 샌디에이고는 수많은 변화가 생겼다. 샌디에이고는 일단 거액을 투자한 만큼 보가츠에게 유격수를 맡기는 선택을 가져갔다. 그리고 2022년 주전으로 유격수를 맡으며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됐던 김하성을 2루수로 이동시키면서, 주전 2루수였던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1루수로 보냈다. 그리고 팔목 수술대에 오르고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징계를 받고 돌아올 예정이었던 타티스 주니어는 외야수로 보냈다.
그런데 이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보가츠는 지난해 155경기에 출전해 170안타 19홈런 58타점 83득점 19도루 타율 0.285 OPS 0.790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보가츠의 OPS가 0.8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시즌 이후 무려 6년 만이었고, 수비력 또한 김하성에는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단 한 시즌으로 FA 영입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2023시즌 보가츠를 영입하고 주전 유격수를 맡긴 것은 완전한 실패였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다시 변화를 가져갔다. 지난해 2루수로 변신한 뒤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던 김하성에게 다시 유격수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수비력이 좋은 김하성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겠다는 심산. 게다가 2루수 경험이 전무하지만 보가츠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에서 반등을 노린 움직임이었다.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을 당시 유격수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던 보가츠였지만, 지난해 아쉬움을 겪었던 만큼 샌디에이고의 결정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였다.
FA를 앞두고 유격수로 돌아온 김하성은 올해 121경기에 출전해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타율 0.233 OPS 0.700을 기록 중이었는데, 지난달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렸다. 견제구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1루로 귀루하던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것. 당시 김하성은 욕설을 내뱉고 헬멧을 집어던질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MRI 검진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진 않았다.
김하성은 당초 부상자명단(IL)으로 이동하지 않았지만, 쉴트 감독은 김하성이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10일 부상자명단 이동시켰다. 당시 사령탑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고, 김하성 또한 부상자명단행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김하성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당초 9월초 엔트리가 확장되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까지 어깨에 불편함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MLB.com'에 따르면 쉴트 감독은 김하성의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가깝진 않다"고 밝혔다.
이어 'MLB.com' 또한 "이 소식은 샌디에이고 내야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올해 2루수로 이동한 잰더 보가츠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처음에 김하성이 10일간의 휴식을 취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송구 개수를 늘리려고 시도했지만, 어깨의 불편함을 계속 느끼고 있다. 100%로 던지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 김하성의 복귀 가능성이 불분명하다"며 김하성이 올 시즌 중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과 함께 보가츠가 유격수로 복귀할 수 있음을 예고했고, 11일 플랜B가 현실이 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11일 "샌디에이고가 공격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잰더 보가츠가 유격수로 복귀했다"며 "김하성이 어깨 부상으로 복귀하기까지 최소 일주일, 아마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보가츠가 유격수로 복귀하면서 1루수를 맡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주포지션'인 2루로 돌아오게 됐고, 샌디에이고는 1루 도노반 솔라노를 배치했다.
김하성의 이탈은 누군가에겐 기회가 됐다. 그 선수가 바로 솔라노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솔라노는 5월 7일부터 6월 19일까지 88경기 중 50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타율 0.309 OPS 0.787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20경기 중 5경기로 선발 출전해 타율 0.138 OPS 0.484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김하성이 이탈이 길어지고, 보가츠가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의하면 솔라노는 "김하성이 빠진 것은 내게는 새로운 기회"라며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 나는 이에 만족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보가츠 또한 "지금은 팔이 꽤 좋아져서 수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몇 주 전이었다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행인 점은 시즌아웃 이야기까지 나왔던 김하성이 정규시즌 일정이 끝나기 전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정확한 부상을 밝히지 않았다. 당초 2~3주 안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처음에는 6주가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며 "팀 관계자들은 김하성이 이번달 말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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