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예능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저희는 가장 맛있는 것을 찾았어요. 20분이 걸리든, 1시간이 걸리든 최대한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게 참가자들에게 예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안성재 셰프)
요리에 대한 자부심,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한 열정과 열의. 넷플릭스의 새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대결’(이하 ‘흑백요리사’)에서는 유명세와 상관 없이 오직 맛으로만 승부를 결정한다.
앞서 ‘솔로지옥’ ‘성+인물’ ‘더 인플루언서’ 등 자극적인 예능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자극은 줄이고 전문성과 감동을 더했다. 넷플릭스와 백종원이 합심해 내놓은 ‘흑백요리사’가 요리 예능의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첫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이다. 24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TV쇼 글로벌 9위에 올랐다. 한국, 홍콩, 싱가포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태국, 대만, 호주, 브라질, 캐나다 등 총 48개국에서 톱10에 안착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000평의 세트장에 100인의 셰프. 100인 중 80인은 ‘흑수저’로 실력은 있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재야의 고수다. 남은 20인은 유명 셰프로 이뤄진 ‘백수저’로, ‘흑수저’ 셰프 80인이 자신들을 증명하기 위해 ‘백수저’ 20인과 맞서는 방식이다.
‘백수저’에는 스타 셰프 최현석부터 중식 그랜드 마스터 여경래, 한국 최초 여성 중식 스타 셰프 정지선, 대한민국 16대 조리 명장 안유성, 백악관 국빈 만찬 셰프 에드워드 리 등 심사를 해야 될 법한 셰프들이 참가자로 등장했다. 또 ‘한식대첩2’ 우승자 이영숙, ‘마스터 셰프 코리아2’ 우승자 최강록 등도 출연해 흥미를 높였다. ‘흑수저’ 셰프들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만 있을 뿐 쟁쟁한 실력자들이 포진됐다.
여기에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과 미슐랭 3스타 안성재 셰프가 심사위원으로 나서 각자의 기준에 맞춰 맛 평가를 내린다. 두 사람 모두 ‘맛’을 심사 기준으로 꼽지만, 대중적인 입맛에 초점을 맞춘 백종원과 세심함에 초점을 둔 안성재는 한 요리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심사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흑수저’ 80인을 20인으로 추리는 첫 번째 대결을 지나, ‘흑수저’ 20인과 ‘백수저’ 20인이 붙는 두 번째 대결까지. 2라운드는 흑수저 셰프가 대결을 펼치고 싶은 백수저 셰프를 지목해 1:1로 대결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묵은지를 주제로 펼친 ‘흑수저’ 고기깡패와 ‘백수저’ 에드워드리의 대결, 우둔살을 주제로 한 ‘흑수저’ 장사천재 조사장과 ‘백수저’ 이영숙의 대결, 시래기를 주제로 한 ‘흑수저’ 중식여신과 ‘백수저’ 정지선의 대결 등 매 대결이 명장면으로 꼽히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2라운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백종원과 안성재의 블라인드 테스트다. 두 사람은 안대를 쓰고 오직 냄새와 맛으로 음식을 평가한다. ‘흑수저’와 ‘백수저’ 계급을 떠나 오직 요리 실력만으로 공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백종원과 안성재는 안대를 쓴 상태에서도 참가자가 어떤 재료를 쓰고 어떤 요리 방식을 택했는지 기가 막히게 캐치해낸다.
해박한 지식만큼이나 백종원의 리액션도 빛났다. 요리를 한입에 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린다던가, 맛을 본 후 갸우뚱거리는 모습은 심각했던 분위기를 순식간에 예능으로 돌려놓는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부터 심사위원까지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이해가 가는 순간이다.
‘흑백요리사’는 ‘흑수저’와 ‘백수저’ 두 가지 계급으로 나뉘지만, 최종적으로는 오직 요리 실력으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쟁 구도로 갈등을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 불평등을 극복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요리 서바이벌이지만 경쟁만이 아닌 재미와 감동까지 선사하는 예능이라고 볼 수 있다.
24일 공개되는 5~7회에서는 2라운드 흑백대전의 최종 결과와 3라운드 흑백팀전이 시작된다. ‘흑수저’는 자신의 실력과 가능성을 증명하고 ‘백수저’는 명성을 지킬 수 있을까. 우승 상금 3억 원을 가져갈 최후의 승자가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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