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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마침내 '전설' 스즈키 이치로를 따라잡았다. 무려 93.3%의 도루성공률은 감탄이 쏟아질 정도다.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맞대결에서 무려 6타수 6안타(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라는 엄청난 성적을 바탕으로 전 세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전인미답'의 51홈런-51도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현재 오타니는 55홈런-55도루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가 '전설' 스즈키 이치로와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타니는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낸 뒤 폭투로 2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그리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며 다저스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후 오타니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2-2로 팽팽하게 맞선 2사 1, 2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만난 시즈를 상대로 초구 89.7마일(약 144.4km) 슬라이더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고, 무려 116.8마일(약 188km)의 타구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켰다.
경기 초반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오타니가 이치로와 나란히 선 것은 경기 후반이었다. 3-3으로 맞선 6회말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바뀐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을 상대로 5구째 높은 싱커를 강하게 때려 2유간을 꿰뚫는 안타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후속타자 무키 베츠의 타석에서 2루 베이스를 훔쳐내며 마침내 56도루를 완성했다. 이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이치로가 도루왕 타이틀을 손에 넣을 때 기록했던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최다 타이였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의 2타점 활약에 힘입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고, 오타니는 이치로와 마침내 어깨를 나란히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기분 좋은 결과가 탄생했다. 이제 오타니는 남은 경기에서 1개의 도루만 추가해도 역대 일본인 최다 도루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선수가 아닐 수 없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에 대한 물음에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팬들의 열기도, 팀의 사기도 높다. 포스트시즌은 더 집중을 할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각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나니 감정적이기도 했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피지컬도 그렇지만, 타격 기술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치로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지금까지 그 어떠한 아시아 출신 선수도 근접하지 못했던 기록을 무려 23년 만에 갈아치우기 직전까지 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타니의 답변은 역시나 교과서 같았다. 그는 '이치로와 나란히 선 56도루'라는 말에 "(이치로는) 동경하는 선수다. 수치적으로 나란히 선다고 해서 그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리스펙의 뜻을 드러내면서도 "계속해서 팀의 승리를 위해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치로와 나란히 선 것도 감탄을 절로 자아낼 정도지만, 오타니의 위대함은 성공률에 있다. 현재 오타니는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33회 연속 도루를 기록 중. 도루성공률은 무려 93.3%에 달한다. 이치로의 경우 2001년 56도루를 기록했을 당시 도루성공률은 80%(70회 중 56번 성공)에 불과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규정이 주자에게 매우 유리하게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93%의 도루성공률은 경악스러울 정도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오타니는 연속 도루 성공 부문에서 다저스 프랜차이즈 기록을 새롭게 쓸 기세. 현재 다저스 구단 기록은 지난 1975년 데이비 로페즈의 38연속 도루 성공. 시즌이 끝나기 전 5번을 연달아 기록할 경우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만약 이를 해내지 못할 경우 2025시즌 신기록을 노려야 한다. 2025년의 경우 투수로 돌아오는 시즌인 만큼 도루 개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기에 올해가 적기다. 오타니의 홈런을 비롯해 발에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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