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최윤범 회장 등판

법원 판결 무시한 MBK·영풍 "허위사실 유포' 민형사 조치
자기주식 취득 가능액 "6조원 맞다"…586억 루머는 허위사실
시세조종 혐의 등에 대한 금감원 신고도 진행
최윤범 회장 긴급 기자회견 등판…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자사주 83만원에 공개매수해 경영권 방어…2.7조 차입 1주당 83만원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고려아연이 2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 판결을 무시하고 고려아연 자기주식 취득 가능액을 6조원이 아닌 586억원이라는 루머를 퍼트렸다는 이유에서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에 대해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측은 "MBK와 영풍의 허위사실 유포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의도적으로 왜곡 확산시켜,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불법적인 행위"라며 "민·형사상 모든 조치와 함께 금융감독원에 시세조종과 시장교란 행위 등에 대한 신고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법원은 MBK와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를 두고 MBK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한도가 약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오후 용산 그랜드하얏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에 설명했다. 최 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서 경영권에 대해 입을 여는 것은 지난 2022년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기덕 사장 등 고려아연 주요 경영진도 참석했다.

최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오전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안을 의결했다.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오는 4일부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75만원)보다 비싼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실제 매수 시작은 오는 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과 MBK 측은 이에 맞서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취득은 배임과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법원에 다시 가처분을 냈다.

고려아연이 확보할 주식은 자사주 320만9009주다. 총 취득 규모는 2조6634억원이며, 자사주 취득 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탈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공개매수 기한은 오는 23일까지로, 취득예정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15.5%다.

공개매수 기간 중 전체 응모주식수가 취득예정주식수(합산)에 미달할 경우에는 회사와 베인캐피탈이 각 취득예정주식수 비율대로 안분해 매수하고, 전체 응모주식수가 발행주식총수의 약 5.87%에 미달할 경우엔 고려아연과 베인은 취득하지 않을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금융기관차입 1조7000억원과 사모사채 1억원을 발행하면서 총 2조7000억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차입으로 회사의 총 단기차입금은 1조5888억원에서 4조2888억원으로 늘었다.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가 6조986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운 회사로, 75년간 동업을 이어왔으나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2022년 이후부터 갈등을 빚으면서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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