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부산 강다윤 기자] 올해로 개봉 10주년을 맞이한 영화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 배우 조진웅이 눈물로 故 이선균을 기렸다.
3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며' 특별전이 열려 영화 '끝까지 간다' 시사 및 스페셜토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성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이 참석했으며 영화전문기자 김혜리가 진행을 맡았다.
'끝까지 간다'는 한순간의 실수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 지난 2014년 개봉해 34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이선균을 처음 만난 게 2013년 한 식당이었다. 이선균이 내게 했던 첫 질문은 '왜 나를 고르셨냐'였다. 일반적인 질문이라기보다 '내가 안 어울리는 거 아니냐'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졌지는 것 같았다. 그때 했던 말이 '끝까지 간다'를 준비하며 왜 이선균이었는지 이유가 된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선균은 그간 로맨틱 코미디, 로맨스,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찌질남을 맡았다. 내가 이선균이 필요했던 이유는 '고건수'라는 캐릭터가 도덕적, 법적으로 좋은 친구가 아니라서다. 그의 본성이 나쁜 것은 아니고, 나쁜 짓을 하긴 한다"며 "그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써야 하는데 관객들이 두 시간 동안 질타할 수는 없다. 응원하고 연민을 가져야 했다. 이선균의 선한 이미지와 얼굴이 누군가에게 엄청난 설득력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안했다니 이선균의 얼굴이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김감독은 "내가 보기에 이선균은 과하지 않게 너무 잘생긴 배우다. 연출자 입장에서 표정이나 역할을 제시하는 것이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어떤 이미지를 상상해 내는데 이선균의 얼굴이 큰 영감을 줬다. '끝까지 간다'는 특히 눈의 불안함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이선균 눈동자의 떨림을 포착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얼굴 클로즈업을 담고 싶었다.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실제 사람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그렇고 웃는 게 참 예쁘다"며 울컥해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를 들은 조진웅은 "나는 한 번만 잘생겼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이선균은 표정에서 지나온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다. 항상 아끼는 동생이나 후배를 만났을 때 하는 제스처가 있다. '츤데레' 같으면서도 심장 속까지 건드리는 표정이 있다. 되게 좋은 형이었다. 나는 친형이 없지만 진짜 '찐형'이 있구나 생각했다"고 이선균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며 조진웅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는 "계속 기억할 거다. 여러분도 같이 기억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선균을 추모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을 개최한다. 이선균의 대표작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나의 아저씨', '기생충' 등 6편을 상영하며 스페셜 토크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이선균을 선정했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적인 성장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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