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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엔 김하성(29)이다. 악마 에이전트의 속삭임이 시작된다.
김하성이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FA 자격획득을 앞두고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새로운 미국 현지 에이전시로 선임, FA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는 전통적으로 FA 시장에서의 세일즈를 선호한다. 김하성도 샌디에이고와 2025년 옵션을 실행할 마음이 없다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다가올 오른 어깨 수술의 재활기간이 관건이다. 그러나 2025시즌에 어차피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확신만 주면, FA 대박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면 수비 가치가 높은 김하성에게 어깨 부상은 회복시점을 떠나 치명적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중요한 대목이다. 보라스의 FA 협상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라스는 지난 겨울 FA 빅4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년 6200만달러), 맷 채프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년 5400만달러),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3년 8000만달러), 조던 몽고메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년 2500만달러)에게 1억달러대 이하의 계약을 안겼다.
대신 구단들과의 협상을 통해 매년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사실상 ‘FA 1년 재수’의 길을 열어줬다. 전부 좋은 선수지만 부상 리스크에 협상 타결시기가 늦어진 탓도 있었다. 김하성에게도 우선 내년 옵트아웃이 가능한 2~3년 계약을 안기고, 1년 뒤 다시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리게 할 수 있다. 2026년에도 31세라서 아주 많은 나이는 아니다. MLB트레이드루머스의 전망이다.
단, 김하성은 젊은 공수겸장 중앙내야수라서 가치가 좀 더 높을 수 있다. FA 시장에서의 수요도 변수다. 보라스는 시장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대로 1억달러대, 혹은 그 이상의 다년계약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김하성에겐 사실 이 시나리오가 베스트다.
보라스는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도 최고의 에이전트였다. 2001-2002 FA 시장에서 박찬호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5년 6500만달러 계약, 2012-2013 FA 시장에서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6년 3600만달러 계약, 2013-2014 FA 시장에서 추신수와 텍사스의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 2023-2024 FA 시장에서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이끌어냈다.
류현진과 다저스의 계약은 한화 이글스에 내줘야 할 포스팅 금액이 포함된, 엄밀히 말해 순수한 FA 계약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라스는 박찬호, 추신수, 이정후에게 그 시절 시장 수요를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엔 김하성의 시간이다. 사실상 FA 1년 재수계약에 이어 내년에 대박계약을 다시 노리든, 곧바로 1억달러 이상의 대박계약을 따내든 김하성의 30대 시절 몸값은 사실상 앞으로 1~2년 사이에 보라스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1~2년 사이의 FA 계약이 끝나면 김하성도 전성기에서 내려갈 시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야구인생의 승부수다. 김하성은 그 승부수를 보라스에게 맡겼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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