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부산 강다윤 기자] 넷플릭스가 2025년 총 7편의 새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철학과 목표, 포부가 함께다.
4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파트하얏트부산 볼룸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대홍수' 김병우 감독,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고백의 역사' 남궁선 감독, '사마귀' 이태성 감독, '굿뉴스' 변성현 감독, '이 별에 필요한' 한지원 감독 등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는 올 한 해 넷플릭스 한국 영화를 돌아보고, 2025년 공개작들을 선보이는 자리. 넷플릭스 서울 오피스에서 영화와 시리즈 부문을 담당하는 콘텐츠팀 김태원 디렉터를 비롯, 2025년 넷플릭스 한국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는 기성, 신인 창작자들이 참석해 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넷플릭스 한국 영화의 비전, 그리고 국내 영화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고민을 나눴다.
이날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내년에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영화를 7편 소개할 예정"이라며 "이 작품을 선정하면서 우리가 주관했던 건 딱 두 가지였다.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자'"라고 밝혔다.
김 디렉터는 "첫 번째로 변성현 감독님, 연상호 감독님, 김병우 감독님처럼 이미 극장에서 다양한 이야기와 여러 가지 포맷으로 관객들을 만나왔던 감독들을 모셔서 작품성을 높일 수 있는 것에 주안을 뒀다"며 "두 번째는 한지원 감독님, 남궁선 감독님, 이태성 감독님, 김태준 감독님 이런 신진 창작자들을 모시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내년에는 그냥 단 한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2025년 넷플릭스는 실종 사건을 두고 각자의 믿음을 좇는 이들의 '계시록',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날을 그린 SF 재난 영화 '대홍수',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이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스릴러 '84제곱미터', 열아홉 학생들의 청춘 로맨스 '고백의 역사', '길복순'과 살인청부업계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사마귀', 1970년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 '굿뉴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까지 총 7편의 영화를 공개한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기준이 뭐냐"라고 묻자 김 디렉터는 "이런 질문을 많이 해주시고 어려운 질문일 수 있는데 사실 답변은 굉장히 심플하다. 그냥 재미 그리고 시청자"라고 답했다.
김 디렉터는 "내 취향이 다르고 여기 계신 박경림 MC의 취향이 다르고 모두의 취향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은 보편적인 재미를 갖고 있는 통통 튀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영화를 선정하고 결정하고 투자결정해서 만들고 있다. 이것을 만들 때 우리가 가장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과연 우리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인가'에 대해 주안을 두고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OTT 플랫폼인 만큼 넷플릭스는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식과 형식으로 시청한다. 영화만을 위한 커다란 스크린과 사운드가 준비된 극장과는 사뭇 다르다. 영화를 좋은 환경에서 시청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넷플릭스에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묻자 김 디렉터는 "너무 좋은 질문"이라며 이야기했다.
김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모든 영화와 시리즈를 할 때 후반 온보딩을 한다. 감독님,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 편집감독님을 모시고 후반의 전반적인 과정을 교육하고 설명하고 '우리가 이런 지원을 한다'라고 말씀드리는 자리다. 특히나 주안점을 둬서 하는 게 돌비 애트머스 그리고 4K 작업"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실 감독님도 '우리가 아무리 돌비를 하고 4K를 해도 시청자들이 그 환경이 구비가 되어야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하고 오히려 반문을 해주신다. 그럴 때 이제 우리가 갖는 철학은 단 한 가지"라며 "예를 들어 '전, 란'이 10년 후에도 50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결코 시각적, 청각적으로 뒤지지 않는 작품을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지원을 한다고 말씀드리면 감독님도 창작자분들도 대부분 수긍하신다"고 강조했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 란'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 29년 역사상 OTT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전, 란'이 처음이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의 개막작 선정 역시 최초다. 여러모로 놀라운 기록을 세운 '전, 란'은 개막일인 2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때문에 넷플릭스 영화가 극장 선상영 후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디렉터는 "개인적으로도 넷플릭스로서도 '전, 란'이라는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을 너무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영화, 시리즈, 예능을 만들며 장르와 포맷, 이야기가 다르지만 사실 본질의 목적은 하나다. 결국은 다양한 포맷의 작품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즐기는 구독자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며 "그런 목표와 목적 아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고 극장 상영은 번외로 고민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와 철학은 우리 구독자들이 가장 먼저 우리 콘텐츠를 우리 서비스에서 향유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란'을 통해서 다양한 시청자, 관객들과 만났던 경험은 너무너무 좋은 자양분이었다.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염두에 두고 학습해 놓고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한 번 노력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가 동남아 시장을 언급한 바 있다. 동남아 시장이 한국 제작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는 상황, 이와 관련 대응책을 묻자 김 디렉터는 "대응이라기보다는 협업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실 K-콘텐츠가 '오징어게임'이 글로벌하게 파급 효과가 있었지만 그전에 우리가 공략했던 시장은 APEC 시장이었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각광을 받으면서 우리가 성장해왔던 것이 기반이 됐다"라고 답했다.
김 디렉터는 "일본이라든지 동남아 시장이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다. 그런 것들을 우리 나름대로 대응이라기보다 조금 더 채찍질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동남아 혹은 일본 콘텐츠를 견딜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라며 "나중에는 이런 콘텐츠가 협업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콘텐츠 시장 자체의 파이를 넓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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