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 보면 가을사나이이자 한국시리즈 체질이다.
‘나스타’ KIA 타이거즈 나성범(35)에게 한국시리즈는 하계올림픽과도 같다.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6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당시 NC는 두산 베어스에 4패하며 허무하게 패퇴했다. 나성범도 14타수 2안타 타율 0.143에 그쳤다.
나성범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는 2020년이었다. NC가 생애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무대였다. 나성범은 펄펄 날았다. 6경기서 24타수 11안타 타율 0.458 1홈런 6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MVP로 손색없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MVP는 타율 0.318에 1홈런 3타점을 기록한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가져갔다.
어쨌든 나성범은 한국시리즈 통산 10경기서 38타수 13안타 타율 0.342 1홈런 6타점 3득점 OPS 0.828이다. 한국시리즈만 강한 게 아니다. 와일드카드결정전 2경기서 8타수 4안타 타율 0.500 1홈런 3타점 2득점, 준플레이오프 9경기서 39타수 12안타 타율 0.308 2홈런 6타점 6득점, 플레이오프 13경기서 55타수 16안타 타율 0.291 2홈런 5타점 9득점이다.
포스트시즌 통산 34경기서 140타수 45안타 타율 0.321 6홈런 20타점 20득점이다. 중심타자는 포스트시즌서 정규시즌의 두 배 이상의 집중견제를 받는 걸 감안할 때 매우 놀라운 수치다. 물론 과거의 수치이니 참고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나성범의 가을 위력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숫자들이다.
나성범에게 올림픽처럼 또 한국시리즈가 돌아왔다. 지난 4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FA 6년 150억원으로 KIA로 옮겼다. 2021~2022년에 전 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는 희한하게도 부상이 잦았다. 2년간 160경기 출전에 그쳤다.
특히 올 시즌은 타격감이 예년같지 않아 많이 고생했다. 천하의 나성범인데 5월에 타율 1할대를 전전하기도 했다. 후반기에 타격감을 꾸준히 올렸고, 결국 102경기서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 OPS 0.868을 기록했다. 몸값 대비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운 건 분명하다.
나성범은 정규시즌 우승 직후 올 시즌 마음고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타격이 마음대로 안 풀리니 스트레스를 받은 건 당연했다. 그러나 8월 타율 0.338 5홈런 18타점, 9월 타율 0.303 4홈런 8타점으로 회복했다. 시즌 초반엔 패스트볼에도 타이밍이 늦더니 8월 이후엔 우리가 아는 나스타로 돌아왔다.
나성범의 세 번째 한국시리즈는 어떤 모습일까. 김도영과 최형우 뒤에서 누상을 청소하는 역할을 받는다. 정규시즌서 펄펄 난 김도영과 최형우가 한국시리즈서도 잘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중심타선에 대한 견제는 정규시즌 2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수월하게 가려면 나성범의 클러치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9월16일 KT 위즈전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우승을 확정한 이상 2년 연속 다친 다리를 잘 관리하는 게 더 중요했다. 4일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하면서 컨디션을 올리기 시작했다.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하니 한국시리즈 준비요령은 있을 것이다. 2020년처럼 정규시즌 우승 후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 번째 케이스다. 150억원 FA 타자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온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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