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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굉장히 머리가 좋은 선수기 때문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전날(6일) 경기 초반부터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공략에 성공하녀 흐름을 잡았지만, 오타니 쇼헤이에게 동점 스리런홈런을 맞는 등 역전패를 당한 가운데 다르빗슈가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 결과 다르빗슈의 올 시즌 최고의 투구가 펼쳐졌다. 올해 정규시즌 다저스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1.72로 매우 강했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났다.
1회 시작부터 1점의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다르빗슈는 1회말 선두타자 오타니와 맞붙었다. 7일 경기 전까지 5타수 1안타로 매우 강한 모습이었던 다르빗슈는 2B-0S의 매우 불리한 카운트에서 시작했으나, 커터를 시작으로 커브-스위퍼-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까지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앞세워 삼진을 솎아내며 경기를 출발했다.
이어 다르빗슈는 무키 베츠에게 좌익수 방면에 홈런성 타구를 허용했는데, 이때 주릭슨 프로파가 '점프 캐치'를 통해 타구를 건져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그리고 다르빗슈는 프레디 프리먼을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첫 실점은 2회였다. 3-0으로 앞선 2회말 이닝 시작과 동시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맥스 먼시에게 연속 안타, 윌 스미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 봉착했는데, 다르빗슈는 침착하게 개빈 럭스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데 성공했다. 이후 다르빗슈는 또다시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토미 에드먼의 강습 타구를 1루수 루이스 아라에즈가 직선타로 잡아낸 뒤 1루 베이스까지 찍으면서 단숨에 이닝을 매듭지은 것.
이후 투구는 완벽했다. 다르빗슈는 3회 미겔 로하스를 시작으로 오타니와 베츠를 꽁꽁 묶으며 두 번째 삼자범외 이닝을 만들어냈고, 3회에는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점프 캐치' 도움을 받으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5회 럭스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다저스 타선을 잠재우며 승리 요건을 손에 쥐었고, 6회에는 잭슨 메릴이 홈런성 타구를 건져내는 엄청난 수비로 다르빗슈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7회초 샌디에이고의 공격이 끝난 뒤 경기력이 답답했던 탓일까. 다저스 팬들은 좌익수 프로파와 설전을 주고 받는 등 경기장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는데, 다르빗슈에겐 전혀 영향이 없었다. 다르빗슈는 7회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맥시 먼시를 유격수 뜬공, 윌 스미스를 3루수 땅볼, 럭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선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 원정 경기에서 6홈런이라는 역사를 쓰는 등 다저스 마운드를 맹폭하며 10-2로 승리,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고 홈에서 다저스와 맞붙게 됐다. 그리고 다르빗슈는 역대 일본인 포스트시즌 최다승인 5승째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다.
일본 '닛칸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경기가 끝난 뒤 "첫 경기에서 패했는데, 2차전에서 이기고 홈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오늘은 여러 가지 구종을 사용하면서 스트라이크존 내에서 승부를 통해 가능한 다저스 타자들이 빨리 칠 수 있도록 유도한 결과 좋은 방향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존에도 오타니를 상대로 매우 강했지만, 이날 다르빗슈는 3타수 무안타로 '50-50' 괴물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다르빗슈는 첫 타석에서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1개씩만 던지며 오타니를 잡아냈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스플리터 위주의 승부를 펼쳤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커브에 중점을 두고 오타니를 상대했다. 그 결과 첫 타석에서는 삼진, 두세 번째 타석에서는 모두 땅볼이었다.
오타니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다르빗슈는 "오타니는 굉장히 머리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1구, 1구 오타니의 반응을 보면서 던졌고, 세트 포지션에서 시간을 길게 가져가거나 다리를 들고 있는 시간을 바꾸는 등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르빗슈는 1회 베츠의 홈런 타구를 잡아낸 프로파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베츠의 타구는 현지 방송사에서도 홈런 자막이 나올 정도로 모두가 속았다. 다르빗슈는 "나도 홈런이라고 생각했다. '동점이니까 이제 전환해 나가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아웃이 돼 다행이었다"며 "다음 등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몸 상태를 잘 가다듬고 다시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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