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가 외면한 황희찬 인종차별 공격, 결국 FIFA가 나섰다…10경기 출전 금지 징계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황희찬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이탈리아 비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영국 BBC 등은 8일(한국시간) '프리시즌 경기에서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공격을 했던 코모 수비수 쿠르토가 FIFA로부터 10경기 출전 징계를 받았다. 출전 정지 10경기 중 5경기에 대해서는 2년간 집행이 유예된다'고 전했다.

FIFA 대변인은 "쿠르토는 인종 차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 쿠르토는 사회 봉사를 해야 하고 FIFA가 승인한 기관에서 교육도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쿠르토는 올 시즌 세리에B 클럽 체세나로 임대됐다. 그 동안 이탈리아 하부리그에서 활약한 쿠르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코모가 세리에A로 승격됐지만 결국 세리에A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채 세리에B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울버햄튼의 축구 분야 최고 책임자 맷 와일드는 "쿠르토에 대한 징계 결정은 인종차별이 축구와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징계는 FIFA의 의지를 보여준다. 울버햄튼은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에도 확고히 맞설 것이며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포함되는 환경을 만드는데 전념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울버햄튼은 지난 7월 세리에A 승격 클럽 코모를 상대로 프리시즌 연습 경기를 치렀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전 시작과 함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고 울버햄튼의 도허티가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후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이후 양팀 선수단이 신경전을 펼친 가운데 울버햄튼의 포덴스는 코모의 수비수를 펀치로 가격해 퇴장 당했다.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공격을 가한 상대 선수와 포덴스에게 가격 당한 수비수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울버햄튼은 코모와의 경기가 끝난 후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이나 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 결코 문제 삼지 않고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코모는 "우리 클럽은 인종차별에 관용을 허용하지 않고 모든 형태의 차별을 반대한다. 해당 수비수에게 물어본 결과 동료에게 '황희찬을 무시해라. 그는 자신을 재키 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울버햄튼 동료들이 그에게 '채니(황희찬의 애칭)'라고 부른 것에 대한 언급이었다. 우리 클럽의 선수는 모욕적인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로 인해 이번 사건이 너무 과장된 것이 실망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7월 'UEFA는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을 향한 인종차별적 학대 혐의에 대해 조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UEFA는 이번 경기가 UEFA의 공식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당시 EFA 대변인은 "축구에서 인종차별, 차별, 편협함을 없애기 위한 싸움은 우리 조직의 주요 우선순위다. UEFA 대회에서는 차별적인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은 UEFA 징계 규정 제 14조에 해당한다"면서도 "UEFA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지만 UEFA 징계위원회는 UEFA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UEFA는 황희찬이 받은 인종차별 공격을 외면했지만 결국 FIFA가 나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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