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을야구는 투수가 많이 필요 없다?
보통 포스트시즌에 13~14명의 투수를 데려간다. 현재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LG 트윈스와 KT 위즈도 14명의 투수를 등록했다. 그러나 14명이 모두 활용되는 건 아니다. 보직을 떠나 가장 강한 투수들만 나가는 무대다.
선발투수가 7이닝, 메인 셋업맨이 8회 1이닝, 마무리가 9회 1이닝을 막고 경기를 이기는 게 모든 감독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역대급으로 선발투수가 강한 2016년 두산 베어스의 경우 그 유명한 판스틱4에 이현승(은퇴)과 이용찬(NC 다이노스)까지 딱 6명의 투수만 기용하고 통합우승을 했다.
그렇다면 한국시리즈에 선착, 4일부터 대비 훈련 중인 KIA 타이거즈는 어떨까. 올해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른 KIA의 약점을 굳이 꼽으라면, 선발진의 이닝소화력이다. 선발투수들이 던진 이닝이 709.1이닝으로 리그 7위였다. 퀄리티스타트도 40회로 리그 최하위였다. 그럼에도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10으로 리그 1위였던 건, 이범호 감독의 선발투수를 한 템포 빨리 교체하는 스타일이 통했다는 증거다. 또한, 선발투수들의 부상이 역대급으로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선발진의 이닝소화력이 떨어지는 만큼, KIA는 한국시리즈서 실제로 많은 투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도 이미 13~14명으로 한국시리즈 투수 엔트리를 꾸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렇다면 선발투수와 마무리 정해영까지 가는 과정이 참 중요하다. 그리고 메인 셋업맨 전상현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전상현은 올 시즌 66경기서 10승5패7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통산 84홀드를 자랑한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높였다. 시즌 도중에 구속이 오히려 더 빨라졌고, 포크볼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KIA 불펜도 선발진의 부상과 떨어진 이닝소화력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 임기영의 부상과 2개월 이탈, 시즌 중반 정해영의 이탈, 최지민의 부진 등으로 전상현의 어려움이 컸다. 정해영이 빠졌을 때 전상현이 임시 마무리로 제 몫을 완벽히 해낸 게 정규시즌 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올 시즌 KIA의 언성히어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상현은 1~2년 전엔 어깨, 팔꿈치 등이 조금씩 좋지 않아 빠진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계속 꾸준한, 계산이 되는 투구를 한다. 1이닝 셋업맨이지만, 멀티이닝 소화력도 좋은 투수다. 때문에 한국시리즈서 여차하면 6~7회에 등판해 1이닝 이상 던지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전상현을 돕는 임기영, 장현식, 곽도규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다. 최지민의 부활 역시 체크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전상현의 컨디션이다. 전상현이 거의 매 경기 1~2이닝씩 안정적으로 던져줘야 KIA가 한국시리즈를 잘 풀어갈 수 있다. 단기전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가장 안정적인 투수를 길게 쓰는 게 절대적인 문법이다.
현실적으로 KIA 선발진에서 6이닝 이상 던질 수 있다고 계산되는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제임스 네일은 2개월만에 돌아오고, 에릭 라우어도 이닝 소화력이 아주 빼어난 건 아니다. 윤영철, 황동하, 김도현은 5이닝만 잘 던지면 박수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이번 한국시리즈는 KIA 불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메인 셋업맨 전상현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
전상현은 초, 중, 고교 시절 모두 전국대회 우승을 경험해봤다. 이제 프로에서의 대업만 남았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최적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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