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쟁이가 됐지만 팀 승리를 위한 결단이었다.
LG는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5 신승을 거뒀다. 1차전 2-3 패배 뒤 2연승으로 PO 진출까지 1승만 남겨놓았다.
LG는 이날 선발 투수 최원태가 2⅔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지난해 가을 악몽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이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불펜을 아꼈다. 사실상 선발 투수의 역할을한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마운드 운용 계획을 밝혔는데, 선발 투수 최원태에 이어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2차전 구원 등판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는 휴식을 주기로 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99%"라고 했다. 1% 여지를 남겨둔 건 연장 승부에 돌입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LG는 박동원의 솔로포, 오스틴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8회까지 6-3으로 앞섰다.
9회말 시작과 동시에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마운드에 올랐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3점차이고 세이브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영찬이 올라오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손주영이 투구수 64개였지만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을 택했다.
그런데 유영찬이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안타를 내준 뒤 보크를 범하며 흔들렸다. 1사 2루에서 배정대에게 8-7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LG 벤치가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흔들리던 유영찬을 내리고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염경엽 감독이 밝힌 연장전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이날 승리를 위해 에르난데스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대타 천성호를 내야 땅볼, 후속 대타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이가 9회말 올라가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에르난데스를 쓰게 된 것은 아쉽다. 앞으로 계속 있을 포스트시즌에서 영찬이를 활용해야 한다. 경기를 이겼기에 영찬이가 부담감을 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9회말 영찬이 올려놓고 바로 준비를 시켰다. 느낌이 있어서 바로 준비를 시켰다. 야구가 참 사람 느낌대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에르난데스는 이기고 있으면 나갈 수 있다. 내일 이기면 3일의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나가지 않는다. 세이브 상황이나 이겨야 하는 상황이면 나가야 한다고 본인과 소통했고, 몸상태도 나쁘지 않다"며 "나쁘다 했으면 영찬이로 계속 갔던 거다. 오늘 경기 전부터 (상황 봐서) 사용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장 갈 뻔하지 않았나"라며 웃어보였다.
수원=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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