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어코 다시 배트를 잡았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동헌(20)은 올 시즌 초반 유독 송구 난조가 심했다. 2군으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입스 의혹이 일었다. 아니었다. 팔꿈치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구단은 4월 초에 김동헌의 토미 존 수술을 발표했다.
투수도 아니고 타자가 토미 존 수술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쨌든 포수도 투수만큼 공을 많이, 강하게 던지는 포지션이다. 통상적으로 타자의 토미 존 수술 재활은 6~8개월 수준이다. 4월에 수술을 받았고 재활해왔으니, 어쩌면 곧 시작할 대만 마무리훈련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헌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지난 8일에 타격훈련하는 영상이 게재됐다. 팔 상태가 좋지 않으면 타격에도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동헌은 실내연습장에서 티바에 공을 올려놓고 강하게 스윙했다. 오른팔을 쭉 뻗을 때 통증이 적다면, 다시 연습을 해서 감각을 올리는 과정은 필수다.
김동헌은 충암고 시절 윤영철(20, KIA 타이거즈)과 영혼의 배터리로 불렸다. 당시 전국 동기생 중 좋은 포수가 더러 있었지만, 청소년대표팀 포수 마스크를 도맡아 썼다. 포수로서의 완성도는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홍원기 감독은 2023시즌에 김동헌을 개막엔트리에 넣더니 1년 내내 기용했다. 처음엔 이지영(SSG 랜더스)의 백업으로 뛰더니 시즌 중반 이후 주전을 꿰찼다. 102경기서 타율 0.242 2홈런 17타점 22득점 OPS 0.631.
타격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수비, 경기운영까지 전부 프로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경험만 쌓으면 팀을 10년간 먹여 살릴 포수라는 게 구단 내부의 평가다. 그렇게 2023시즌에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다녀왔다.
내년에 다시 주전경쟁에 뛰어든다. 올해 시즌을 치르면서 두각을 드러낸 동기생 김건희(20)와 흥미진진한 경쟁이 기대된다. 김건희는 프로 입단 후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와 외야를 오갔으며, 투수로도 훈련했다. 진지하게 이도류를 꿈꿨다. 원주고 시절부터 포수와 투수를 겸해왔다. 그러나 결국 올 시즌 다 내려놓고 포수로 돌아왔다.
포수로서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막상 올 시즌 1군에서 경험을 쌓고 보니 김동헌에게 크게 뒤진다는 인상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펀치력은 김동헌 이상이었다. 올해 83경기서 타율 0.257 9홈런 38타점 27득점 OPS 0.718. 베테랑 김재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고, 시즌 막판엔 주전으로 나가는 비중이 높았다.
둘 다 송구가 관건이다.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김동헌은 예전의 송구능력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건희는 올 시즌 도루저지율 17.6%로 좋지 않았다. 볼배합, 투수리드 등은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지만, 타격과 수비, 송구능력은 부단한 훈련으로 보완 가능하다. 2025시즌 포수 주전경쟁은 대만 마무리훈련부터 막을 올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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