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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에인절스 시절부터 그렇게 왜쳤던 포스트시즌.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가을야구가 단 4경기 만에 끝날 위기다. 수세에 몰린 것도 뼈아픈 상황에서 부상자들까지 속출했다.
다저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 맞대결에서 5-6으로 무릎을 꿇으며 1승 2패의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엄청난 신경전 속에서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진행된 3차전.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엄청나게 주고 받았다. 선취점은 다저스의 몫이었다. 1회초 오타니가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무키 베츠가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을 상대로 정말 긴 침묵을 깨는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회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샌디에이고 쪽으로 넘어갔다.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는 2회 시작과 동시에 매니 마차도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출발했는데, 후속타자 잭슨 메릴에게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해냈다. 그런데 이때 마차도가 악송구를 유발하기 위해 잔디 쪽으로 주로를 가져간 결과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의 송구가 마차도를 맞추는 일이 벌어졌고, 이 결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뷸러는 이어 나온 잰더 보가츠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야수 선택으로 인해 모든 주자가 살게 되면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고, 데이비드 페랄타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는 것을 시작으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홈런까지 맞으면서 2회에만 무려 6점을 헌납하게 됐다. 이에 다저스는 3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며 간격을 5-6으로 좁혔지만, 이후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결과 1승 2패의 수세에 몰리게 됐다.
이제 다저스는 '뒤'가 없다. 10일 경기에서 샌디에이고에 무릎을 꿇는다면, 가을야구 일정을 마칠 위기다. 이번 겨울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약 9408억원)라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을 영입하는데 투자했던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더 최악인 것은 9일 경기에서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다.
9일 유격수, 9번 타자로 출전했던 미겔 로하스가 3회 첫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오타니와 베츠의 연속 안타에 3루 베이스를 밟았는데, 갑작스럽게 앤디 파헤즈와 대주자로 교체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뽑아낸 프리먼도 곧바로 크리스 테일러와 대주자로 바뀌었다. 이는 다저스 벤치의 작전이 아니었다. 바로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었다.
로하스는 9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왼쪽 내전근이 좋지 않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프리먼은 지난 2차전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들 모두 4차전 선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로하스에 대해 "그는 열심히 하고 있다. 1년 내내 내전근 통증에 시달렸다. 내일 로하스의 상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의 마지막이 될 수 있기에 경기에 나가고 싶을 것이다. 일단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타니가 2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수세에 몰렸다'는 말에 "이제 심플하게 2승을 한다는 것만 생각하겠다. 오늘 경기는 끝났다. 내일(10일)만 생각하겠다. 오늘도 열세에서 확실히 추격을 했다. 이 부분에서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다. 나머지는 흐름만 가져오면 반드시 2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타니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매우 간절하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그동안 오타니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었다. A 에인절스 시절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이 점점 다가오자, 올스타전에 앞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줄곧 '포스트시즌'을 외쳐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포스트시즌에 도전할 수 있도록 팀의 전력 강화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멘트들로 인해 당시 현지 언론들은 오타니가 FA 자격을 얻게 된다면 반드시 에인절스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고, 오타니는 지난겨울 FA 자격을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오타니는 "실수도 좀 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1점까지 쫓아갈 수 있었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뒤가 없다는 느낌 자체가 내겐 없다. 2연승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일단 컨디션은 좋다"며 "포스트시즌이라고 정규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단순하게 내 스트라이크존을 유지하고 제대로 휘두를 뿐이다. 단순하게 2연승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춘 다저스. 하지만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등 정규시즌 막판에는 지구 우승까지도 위태로운 상황과 직면했었다. 과연 다저스가 위기를 극복하고 남은 두 경기를 다 잡아낼 수 있을까. 로하스와 프리먼의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결국 오타니 스스로 만들어내야 할 상황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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