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시 임의적립금 사용? 계획 없어…시장교란 행위"

영풍·MBK 공개매수 종료…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라운드 돌입
내년 주총까지 장기전 가능성도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14일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이며, 향후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도 불리하다는 주장은 허위일 뿐 아니라 명백한 시장교란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법학 전문가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이 오랜 기간 쌓아온 임의적립금을 주총도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자사주 취득을 하겠다는데, 이는 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도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사주 매입에 임의적립금을 사용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자 고려아연 측이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은 "임의적립금 활용 없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면서 "영풍 측의 주장이 가처분 소송에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2일 재판부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전부 기각했기에, 이번에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법원의 1차 판결 후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미 착수한 공개매수 절차 역시 현행법상 기업의 해산이나 파산 등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는 취소가 불가능한 점을 토대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개매수 철회설도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실체 없는 법적 공방을 만들어 수많은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여러 차례 경고한 시장교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장 마감과 함께 종료됐다. 이번 공개 매수에 대한 결과는 17일께 나올 전망이다. 공개매수 결과가 나와도 어느 한쪽이 승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한다면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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