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찬규처럼 2승을 했으면 모르겠지만"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디트릭 엔스를 불펜 투수로 활용할 방침을 밝혔다.
LG는 지난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10으로 완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5.8%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날(14일) 매우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가운데 반가운 비가 내렸던 까닭이다. 그리고 내친김에 2차전 선발 투수를 디트릭 엔스에서 손주영으로 교체했다.
그렇다면, 4차전 선발이 유력한 엔스가 이날 경기에 불펜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은 없을까. 염경엽 감독은 일단 선을 그었다. 사령탑은 "4차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엔스의 경기가 잘 풀리고, 확실한 카드라고 한다면 당겨서 썼을 것이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을 하면서도 흐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연장을 가게 된다면 투입을 할 것이지만, 앞에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경기가 연장으로 간다면 10회에는 바로 나갈 수 있다. 그렇게 계획을 짰다. 10회에 등판해 2이닝 정도를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재 필승조로 경기를 운용할 것이다. 할 수 없이 써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쓰지 않겠다"며 "엔스가 6일을 푹 쉬고 던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사실 엔스가 (임)찬규처럼 2승을 거두고 했다면, 앞에서 붙였을 것이지만,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결국 14일 비가 오면서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것이 LG에게는 매우 좋게 작용하게 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엔스와 최원태의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경기를 소화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2이닝 소화가 가능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비가 와서 가장 좋은 혜택은 좋은 선수들이 세 번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비가 오지 않았다면 안 좋은 선수들이 세 번 나갔을 텐데"라며 "에르난데스는 2이닝도 가능하다. 3일 휴식을 통해 충분한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에르난데스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도 거론했던 염경엽 감독. 하지만 이날 경기 투입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손주영이 6이닝을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내 계산에서는 6이닝을 잘 던지고, 7회부터 중간을 활용해 에르난데스로 끝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가 "에르난데스가 앞에 나올 수도 있다. 위기가 닥치거나, 점수 차이와 상황에 따라서는 에르난데스가 앞에 나올 수도, 뒤쪽에 나올 수도 있다.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LG는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문성주의 햄스트링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김범석이 데뷔 첫 포스트시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김범석(지명타자)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염경엽 감독은 "문성주는 오늘까지 대타로 대기할 것이다. 그리고 내일(16일) 상태를 지켜보고 3차전 선발 출전 여부를 상의할 것"이라며 김범석에 대해서는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수세에 몰린 LG가 달콤한 우천 순연의 도움을 통해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까.
대구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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